유기농 식품을 먹어야 하는 15가지 이유

그전에는 그리 관심을 많이 가지지 않았지만, 요즘은 유기농에 대해 할말이 무척 많은 농부이다. 특히 온실 가루이라는 놈과의 전쟁을 치루면서 유기농이란 것이 얼마나 고되고 위대한 것인가를 뼈져리게 느끼고 있다. 더불어 실내가 아닌 야외에서 진정한 유기농이 가능하기나 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농부의 말은 벌레 알이나 벌레 먹은 곳 한군데 없는 유기농산품에 대한 말이다. 

농부의 집은 고층 아파트가 꽉꽉 들어차 있는 주거지로 주변에 녹지는 많은 편이지만 대체로 방역이 잘 이뤄지는 곳이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7층에 위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집으로 오기까지 주로 폐쇄된 공간을 거치니 웬만한 벌레들이 침범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거기다 각 창문에는 보기에도 튼실한 자동 방충망이 달려 있으며, 그 방충망을 여는 일은 좀체 없다. 그런데도 가끔 풍뎅이도 민트에 달려 있고 아주 드물지만 벌도 눈에 띈 적이 있다. 이런 도심형 주거지에서도 이럴 진대, 야외에서 그 많은 적(?) 들을 어찌 상대한단 말인가 하는 생각에 봉착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리고 제거해도 저게해도 조금만 신경을 놓으면 개체수가 엄청나게 불어나는 그 놈들의 특성을 알고 난 뒤부터는, '박멸'이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되었으며 그에 대한 유혹으로 살충제를 뿌려대는 자신의 모습이 오버랩 되면서 순간 갈등하게 되는 게 진짜 사람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그래도 그 강한 유혹을 뿌리치고 노동으로 해결하자니 시간과 육체의 한계와 마주해야 한다. 

그래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입에서 조차 '농약뿌리는 걸 보고는 사먹을 사람이 없다'는 말을 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이 온실 가루이만 해도 이미 각종 살충제에 대한 내성이 엄청나다고 한다. 맨눈으로 간신히 구별이 갈 정도로 작디 작은 놈이, 번식력이라면 둘째갈 그런 놈이 웬만한 살충제에도 살아 남기 때문에 더 강하고 독한 약품이 시장에 계속 나오고 있단다. 

그런 실정인데,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백화점에 놓인 유기농 상품도 상품성이 있으려면 흠하나도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가능할까? 그런데 실제로 손수 뭔가를 키워 먹어 본 사람이라면 그런 태도를 금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비싼 가격 주고 유기농산품을 사먹는데 하는 미련이 든다면, 그냥 일반 농산품을 사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유기농에 대한 생각이 많을 즈음, Michelle Schoffro Cook 박사가 유기농 식품에 대한 예찬의 글을 올렸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다국적 거대 농업 회사의 시초가 된 곳일뿐만 아니라 GMO (유전자 변형 유기체) 의 본거지로 유럽과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미국에서 소비자들은 오히려 소규모의 유기농 농가 지원과, GMO 퇴출 운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소심한 농부는 그들의 글을 옮길 때마다, 은근슬쩍 유기농이라는 단어를 묻어 버린 적도 있다. 그들은 뭐든지 유기농 재료를 쓰라고 한다. 유기농 설탕, 유기농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유기농 버터 등 그 단어가 없으면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다. 그러나 우리 소시민들이 이 모든 유기농 요건을 충족하면 신체는 건강해 지겠지만, 과연 수입 대비 지출이 어떻게 될까하는 노파 심에 그런 것이니 이해 받을 수 있으려니 하는 맘이다. 

그래서... 다시 강조하고픈 말은 가능하면 손수 키워 먹자는 원론적인 이야기다. 이미 농부는 가드닝이 우리 육체와 건강에도 상당히 많은 이점을 준다는 글을 옮긴 적이 있으니, 이 모진 여름이 지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팔 걷어 부치고 한번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신선함이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계절에 풍족함을 맛볼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1. 연이어 쏟아져 나오는 각 기관들의 연구에 따르면, 유기농 식품이 기존의 일반적인 방식으로 생산된 식품들보다 한층 높은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구에 의하면, 유기농으로 생산된 식품에는 항산화제인 비타민 C와  칼슘, 철, 크롬 및 마그네슘과 같은 미네랄이 훨씬 많이 들어 있다.

2. 유기농 식품은 신경 독소 물질로 부터 자유롭다. 이런 독소 물질은 뇌와 신경 세포에 손상을 준다.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살충제에는 유기 인산 화합물 (organopesticides) 로 불리우는 물질이 들어 있는데, 이 물질은 원래 세계 1차 대전동안 치명적인 신경 마비제으로 개발되었다. 전쟁이 끝난 후 더이상 필요가 없게 되자, 산업계에서는 이를 식품의 해충을 죽이는데 사용하였다. 아직도 많은 수의 살충제가 신경 독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3. 유기농 식품은 성장하고 있는 아이들의 뇌와 신체에 도움을 준다. 아이들의 성장하고 있는 뇌와 신체는 어른들 보다 독소에 훨씬 민감하다. 유기농 제품을 선택함으로써 아이들의 몸이 살충제와 유전자 변형 유기체들에 노출되는 일 없이 제대로 된 먹거리를 먹을 수 있게 도와 준다. 살충제와 유전자 변형 유기체 두가지 모두는 상대적으로 그 사용 역사가 짧으므로 안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 될 수 밖에 없다.         

4. 유기농 식품은 살충제 생산 공장이 아닌 진짜 식품이다. 모든 유전자 변형 씨앗 (및 거기서 자라난 식품들) 의 18 퍼센트가 그에 필요한 살충제를 생산해 내도록 만든다. 연구에 따르면 이런 씨앗들은 거기에서 나와 자란 식품을 일단 섭취하고 나면 당신의 몸 안에서 살충제를 계속해서 생산해 낼 지도 모른다! 식품이 실제로는 살충제 공장인 셈이다... 전혀 반갑지 않은 일이다.   

5. 미국환경보호청 (EPA) 은 살충제가 미국 인구의 절반 정도가 마시는 일차 음용수원을 오염시킨다고 보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유기농법이다. 유기농 식품을 사면 우리의 식수가 오염되는 것을 줄이는데 도움을 준다. 

6. 유기농 식품은 지구-보호에 한몫한다 (대형 농업 회사가 손을 뗐을 경우). 유기농 식품 생산은 수천년간 해 온 일로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한 선택이다. 제초제, 살충제, 살균제 및 비료를 광범위하게 사용함으로써 지구를 파괴하고 이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엄청난 환경 파괴를 가져 오는 현대 농법과 비교해 보라.       

7. 소규모 유기농 농가에서 생산한 유기농 식품을 선택하면 그들 농가의 생계에도 확실한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를 공정 무역의 국내 버전으로 생각하자.

8. 대부분의 유기농 식품은 살충제를 사용하여 키운 식품보다 그 맛이 더 좋다.  

9. 유기농 식품은 (바나나와 같은) 몇몇 비유기농 과일과 야채처럼 가스를 사용하여 익히지 않는다.

10. 유기농 농가는 작업자들에게 좀 더 안전한 일터이다. 하바드 공공 보건 대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살충제에 노출된 사람들 중 파킨슨병에 걸린 사람이 약 70 퍼센트 정도 증가함을 알 수 있다. 유기농 식품을 선택한다는 것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파킨슨이나 기타 다른 질병과 같은 큰 건강상의 위험을 초래하지 않고도 농장에서 일할 수 있게 됨을 의미한다.   

11. 유기농 식품은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보호한다.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살충제의 양 정도로도, 야생동물이 살충제에 노출됨으로써 해를 입을 수 있다. 

12. 유기농 식품을 먹으면 암 발생 위험을 줄일 수도 있다. 미국환경보호청 (EPA) 은 제초제의 60%, 살균제의 90%, 그리고 살충제의 30% 가 잠재적으로 암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급격히 증가하고 하고 있는 암발생률이 이러한 발암 살충제의 사용과도 일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할 타당한 근거가 된다. 

13. 유기농 사료를 먹여 키운 육류를 선택하면, 동물을 통해 결국엔 당신 몸으로 들어가게 되는 항생제, 합성 호르몬 및 각종 의약품에 당신이 노출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   

14. 유기농 식품은 이미 오랜 기간에 걸쳐 섭취되어 왔으므로 테스트를 거쳤다고 볼 수 있다. 몇몇 근거에 의하면, 유전자 변형 식품은 평균적인 사람이 소비하는 식품의 80% 정도를 차지한다. 이 광범위하고 조절 불가능한 실험의 일부분이 되는 것을 피하자. 

15. 유기농 식품은 생물학적 (종의) 다양성을 지지한다. 다양성이야말로 이 지구상의 삶에서 기본을 이루는 것이다. 유전자 변형과 비유기농 식품은 고수확 단식 농법 (monoculture) 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므로 생물학적 다양성을 말살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