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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h’s Daily Bliss

봄 야채 구이 (레서피) 본문

Herbs & Recipes/Food Recipes

봄 야채 구이 (레서피)

디돌 2012. 4. 25. 22:21

어렸을적 어른들께서 어떤 일이나 현상에 대해 "징그럽게도" 라는 말을 쓰시는 것을 보고 의문을 가진적이 있었는데, 요즘 대책없이 내리는 비를 보면서 "참, 징그럽게도 비가 온다"라는 말이 농부의 입에서도 절로 나온다. 한동안 주말 일기예보는 들을 필요도 없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였는데, 지금은 한주라도 온전히 비가 오지 않는 적이 없다.

 

옛적의 소리없이 살짝 적시는 그런 봄비도 아니다. 홍콩과 대만에서 수시로 만났던 스콜과 비슷하다. 그나마 스콜은 잠시 쏟아 부었다가 멈추는 반면, 요즘 이곳의 비는 양은 스콜과 닮아가면서 하루종일 굳세게 내린다. 그래서 며칠전 제주도에 내린 강우량을 보고 그리 놀라지도 않았다.

 

언제부턴가 날씨에 유난히 민감해지며 투덜대는 자신을 보며 실없는 웃음이 나온다. 영락없는 농부의 자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은 아직도 지렁이와는 도저히 친해질 수 없는, 그래서 비가 오기 전후보다는 바짝 개인 날들을 기다려 마당을 섭렵하려는 농부의 비겁함이 숨겨져 있다, ㅋ ㅋ ㅋ .

 

그래서 오늘도 잔뜩 사다모으기만한 씨앗들을 들었다 놨다하면서 밖을 내다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집안에서 키운 상추는 이미 그 여리고 부드러운 잎으로 우리의 미각을 한창이나 자극한다. 마트의 그것과는 정말 하늘과 땅 차이다.   

 

요즘 잔뜩이나 바쁘다는 핑계로 먹거리가 부실해질까 걱정이다. 그래서인지 다시 예전처럼 냉장고에 꽉꽉 재려고 하는 마음이 앞선다. 재래시장을 갈 기회가 없으니 마트에서 보는 야채는 거기가 거기라는 생각도 든다. 미국과 유럽의 그 아기자기한 총천연색의 야채는, 글쎄... 그리고 여전히 비싸기만 한 야채들. 몇가지 구색을 맞춰 뭘 해먹으려면 비용이 꽤 든다. 뿐만 아니라 야채 다듬고 써는데서 초보의 수준을 좀체 벗어나지 않는 농부는 시간도 큰 문제다.

 

그런 농부의 눈에 확 띈 녀석이 있다. 지난주 CostCo 에서 집어든 노르망디 스타일의 냉동 야채 번들이다. 물론 시장에서 바로 산 신선한 야채들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브로콜리부터 당근까지 각종 야채를 급속 냉동한 것이니 급할 때는 짱이다. 쪄도 먹고 볶아도 먹을 생각에 맘이 다 푸근해진다. 그래도 지겹지 않게 각종 레서피를 참고하려던 중 기본에 충실해야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Katie Waldeck 이 올린 기본 레서피가 있어 서둘러 시도해 보아야겠다. 고맙기도 하지...

 

이래저래 멀티 태스킹이 요구되는 요즘, 내일부턴 더 요란스레 부지런을 떨어야 겠다. 오롯하게 생활의 기쁨이던 글도 하루이틀 건너뛰다보니 가슴이 무뎌지는 기분이다. 그런 농부의 복잡한 마음과는 달리 온갖 소리를 내며 정신없이 자고 있는 우리집 구염둥이... 그 아이는 바로 복돼지이다. 저녀석 깨워서 쉬누키러 나가야 하는데 추적거리는 비는 좀체 멈출 생각이 없다. "너 또 비맞으며  진도네 마당으로 넘어가면 혼난다!"    

 

 

봄이 눈앞에 성큼 다가왔으며, 이에 따라 여기저기서 모든 제철 야채를 선보이고 있다. 당신도 나처럼 봄 야채에 열광하고 있다면, 얼른 농산품 시장에 가서 입맛을 돋구는 야채를 조금 사오라. 아래 소개하는 레서피는 당근, 봄 양파, 순무, 아스파라거스, 무, 완두콩, 비트 등과 같은 봄 야채를 굽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요리법이다. 여기에 각양각색의 신선하거나 말린 허브, 즉 로즈마리, 오레가노, 타임, 파슬리, 차이브 등을 넣어주면 한층 업그레이드된 레서피로 즐길 수 있다. 또다른 변형을? 레몬 주스나 발사믹 식초 두 세 큰스푼 (테이블스푼) 을 넣어 보라.

 

봄 야채 구이

 

재료:

  • 봄 야채 450 g (위의 아이디어를 참고)
  • 껍질을 벗기지 않은 마늘 6 쪽
  • 올리브 오일 2 큰스푼 (테이블스푼)
  • 소금과 후추

오븐 온도: 230 ℃

 

 

만들기:

 

1. 야채들을 비슷한 크기로 자른다 (무척 중요하다!)

2. 큰 볼 (그릇)에 야채, 오일, 마늘을 모두 넣고 섞는다. 소금, 후추, 허브로 양념을 하고 골고루 버무린다.

3. 구이판에 야채를 한겹으로 깐다.

4. 약 20분 정도 굽는다. 중간에 한번 뒤집는다. 야채가 부드러워지고 황갈색으로 되면 다 구워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