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ie de Vivre

새 보금자리를 찾은 농부

디돌 2011. 9. 30. 21:06

 

너무 오랜만에 노트북을 켜니 반갑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 한 일주일동안 세상과 단절되어 살아 온 느낌이다. 고작 일주일 정도였는데도...

그 일주일 동안 농부는 여섯통의 페인트를 사용하여 창문을 칠하고, 그 길고 고운(?) 손이 거칠어 질 정도로 청소를 해댔다. 어디 농부의 수고를 일일이 나열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 그 고단함과 기절할 듯한 피로감도 갑자기 주어진 기적같은 일련의 일들에 그저 감사하다 보니 견딜만 하다.

약 5년만에 마당이 있는 집으로 다시 이사를 하였다. 그동안 편리한 고층 건물에서 살면서 그저 그렇게 견뎌왔는데, 농부로 살아가면서 어찌 마당있는 집이 그리운지 맘 한켠이 늘 뻑뻑한 상태였다. 그런데 정말 기적같이 생각하던 집이 주어졌다. 비록 오래되어 꽤 낡은 집이지만 처음 보는 순간 그 집이어야 했다. 그런데 불가능해 보이던 모든 일이 마치 실타래 풀리듯이, 그동안 나를 위해 비어 있었다는 듯이 문을 열어 주었다.

집이 사라질까, 이 모든 마법이 깨어질까 두려운 마음에 서둘러 이사를 하고 나니 거미줄 제거부터 할일이 너무 많다. 급한대로 벽지만 부탁하고 직접 손을 대기 시작했다. 그렇게 매일 집안 곳곳을 어루만지다 보니 이제는 제법 그 어여쁜 모습이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며칠은 더 값진 노동을 해야지만 두 발 뻗고 헤헤 거릴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그러고 보니 집 정리와 더불어, 준비된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려면 다시 엄청난 노동이 기다리고 있다. 이 또한 뜻하지 않게 주어진 기회므로 감사해야 할 또 다른 이유가 된다. 이래저래 일할 복이 터진 가을이다. 차츰 이 모든 것들을 소개할 생각에 가슴 벅찬 나날이다. 마음은 행복한데, 초저녁 잠 많은 노인처럼 눈꺼풀이 자꾸 내려 온다. 이 세상의 모든 분들께 평안하고 복된 주말 인사를 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