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rah’s Daily Bliss

목련이 피다! 본문

Who Cares? "We Do Care!"/Our Planet & Healthy Life

목련이 피다!

디돌 2012. 3. 27. 23:56

열심히 마당을 기웃거리며 안절부절 못하던 농부의 눈에 오늘 드디어 웃음이 핀다. 지난 1월, 한창 추위가 기승을 부릴때 주변의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롯이 봉오리진 목련 나무를 보고 흥분에 겨워 "마당에 경사났네!" 라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약 2달하고도 20여일 만에 그 연하디 연한 꽃잎을 슬쩍 내보이기 시작한다.

꽃봉오리를 보고 1, 2주 내에 꽃이 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그 긴(?) 시간을 기다리다 어느새 스스로 지쳐"필때 되면 피겠지..." 라는 체념을 한지 오래다. 그런데 딱 1주일전 살짝 변화를 보이더니만, 오늘 오후에는 드디어 여기저기 꽃망울이 터진다. 아직은 바람이 찬지 그저 조심조심 몸을 펼치고 있다. 그 모습이 참 소박하면서도 우아하다.

목련이 꽃피우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삶과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는 뭐 별다른 고생없이 승승장구하는 사람들도 많아 보이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기간의 차이만 다를뿐이지 인고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많은 계획을 하고 열심히 준비하면서 이제나 저제나 "고생끝 행복 시작"이길 목빼고 기다린다. 이렇게 애타는 심정을 아는지, 환경은 그런 우리를 약올리듯 환경을 이리저리 소용돌이 치게 만든다. 그렇게 힘든 고비들을 넘다보면 매순간이 모여 그래도 어떤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그렇게 싹을 틔운다.

꽃을 피우나 싶어 마음이 급해진다. 그런데 일은 여전히 우리를 단련시키려고만 한다. 그렇게 꽃 피기를 기다리다 지칠만 하면 우리가 아예 포기할까봐 또 다른 희망을 슬쩍 안긴다. 다시 숨을 몰아쉬며 더 나은 고지를 위해 달려간다. 그래도 삶은 우리를 더 시험하려는지, 아님 진정한 기쁨을 맛보게 하려는지 요리조리 잘도 핑계를 대며 더 나아가라 한다. 그러나 바로 이지점에서 개인의 삶이 달라지려 한다...

어떤 이들은 여기서 끝내지 않으면 바보가 될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그리고 매일이 다급하다. 때론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만 할 듯한, 그와 더불어 더 신나는 삶이 눈에 들어 온다. 그래서 새로운 길, 가보지 않은 길로 걸어 들어 간다. 거기엔 내용만 조금씩 다를 뿐이지 비슷한 난이도의 코스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또 다른 이들에겐 끝까지 꽃을 피우겠다는 꿈을 가지고 마지막 어려움을 넘어서겠다는 집념이 에너지를 모으고 있다. 그들은 절대로 "여기가 끝인가벼..." 라고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바로 그 시점에 그들이 꿈꾸던, 그렇게 애태우던 꽃이 하나씩 둘씩 피어난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라고도 말한다. 목련이 긴 겨울을 나며 봄이 되면 꽃을 피우려고 부단히도 기다리면서 마침내 꽃을 피우듯, 그네들은 "한 분야에서 멈추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인 것이다. 

그러나 또 다시 다른 길을 떠나는 그들에게도 많은 기회가 있기를 축복한다. 부디 그 길에서는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멈출줄 모르는" 새 힘이 함께 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