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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h’s Daily Bliss
2024년 새해 첫날, 누군가는 아주 잔인한 결정을 한 것 같다. 아니, 장시간 시간을 가지고 언제 일을 결행할지, 어느 곳에 해야 할지를 준비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암튼 차 한잔 마시고 돌아 오니, 번잡스런 마당의 상전 네 마리 사이에 누군가가 꼬물거리고 있다... 처음엔 언제나 밥먹고 도망가는 다른 아이들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볍게 인사를 나눈다; "넌 누구냐! 어디 사는겨? 아직 애기지???" 이 단계에서 다른 아이들은 보통 도망을 가거나, 집 안 상전들과의 신경전을 계속하거나, 그도 아니면 조금 사교적인 행동을 베푸는 정도이다. 그러나 이 꼬맹이는 눈물 가득한 눈으로 나를 보더니 쏜살같이 달려와 배를 보이며 뒹굴이를 한다. 그리고 다리에 얼굴을 다정스럽게 비빈다. . . 그런 다정한 아..
오전의 햇살, 특히 이맘때 가을의 햇살은 '삶의 여정에 다양한 소스를 제공하는 보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운전을 하다 보면 차를 몰고 나서는 순간부터 내면의 새로움을 끄집어내는 마법이 있다. 지난날,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이른 새벽까지 이어졌던 순간의 생각들과 고단함도 그 햇살 앞에서는 미처 눈치채기 전에도 사라진 이슬이 된다. 또 그 청명함은 일그러진 몸과 맘도 일으켜 세운다. 그래서 마주치는 모든 이에게 관대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먼저 미소를 건네게 한다. 그 미소 속엔 '당신의 삶도 응원합니다!'라는 무언의 하이 파이브를 담고 있다. 직접적인 대면이 아니라 나만의 공간인 차 안에서 바라보는 세상과 사람들에게는 무한대의 공감과 애정을 보낼 수도 있다.
바다를 떠나면 삶의 기쁨이 많이 덜할 것 같아 지금의 집을 제외하곤 어느 순간부터 늘 바다주변을 맴돌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산속의 보금자리에 초대받아 갈때마다 그곳도 좋아 보이지만 그래도 바다를 떼어 놓을 순 없었습니다. 나름의 변명 중 하나는 산속에는 해가 빨리 진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가뜩이나 햇볕에 목마른 겨울에는 거실을 데우던 햇볕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시간이 바다보다 빠릅니다. 그런데 막상 깊은 산속은 아니지만 계곡의 한갓진 곳에 자리한 이곳은 바다와는 또 다른 다양함으로 우리를 기쁘게 합니다. 3년째 접어드는 이곳의 삶이 어느새 바다를 향한 마음을 조금씩 밀어 낸 것도 같습니다. 특히 오늘 아침 침실의 세면실에 난 창을 향해 바라본 하늘은 게으른 사람에게도 카메라를 들게 합니다. 봄 대청소를 앞..
"봄봄봄봄 봄이 왔어요! 제일 먼저 봄을 반기는 아이는 우리 작은 상전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방광이 좋지 않아 많이 힘들었는데 날씨가 따뜻해지자 하염없이 밖으로만 돌려고 합니다. 평소에도 바깥보다 집안의 화장실에서 일보는 것을 반기던 아이였는데 방광에 문제가 있자 그 아이 못지 않게 오줌 문제 해결하느라 카페트로 여러번 빨았습니다. 결국 대형 카페트 하나는 빨아 말리다가 마당 주인들에게 놀이터로 제공하고 말았습니다, ㅋㅋㅋ 한적한 도로를 거닐다가 옆의 작은 구릉을 점령하고 마당에 들어와서 한바퀴, 마지막으로 뒷마당도 꼭 가보겠답니다. 뭔일인가 싶었더니 뒷마당 가는 길목에 있는 수돗가에서 물을 받아 먹는 재미가 꽤 쏠쏠한가 봅니다. 날이 따뜻하기에 망정이지... 그렇게 같이 휘 돌아 보니 어느새 마당 곳곳..
작년 10월경부터 지금까지 이 세상과 작별하는 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마음 아픈 이별도 있었고 평안한 쉼을 얻음에 감사하는 이별도 있었습니다. 누군가의 어머니, 누군가의 아버지, 그리고 누군가의 남편인 분들이었습니다. 때론 사람들간의 관계로만 지칭할 수 없는 아름다운 생명들도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의 떠남은 평생을 근엄한 일상으로 채운, 때로는 그렇게 채울 수 밖에 없는 삶을 사신 분이었습니다. 그분은 오랫동안 여러가지 육체적 고통과 대면해야 하셨지만 마지막 뵐 때까지도 사람에 대한 애정을 가득 담고 사셨습니다. 그저 "그래, 그래..." 가 그분의 언어였지만 그 무뚝뚝함속에서도 눈빛은 더 살아가야 될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사랑으로 따뜻하기만 했습니다. 이제 그분이 홀가분하게 쉼을 얻고 떠나셨는데 새..
큰 작업을 쳐내다보다 보니 좀체 마음의 여유가 없는 며칠이었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것은 집안의 두 상전에게 자주 눈을 맞춰주지 못하고, 집 밖의 자유로운 아이들에게도 안부를 묻지 못할 정도로 번잡한 일상의 연속일 때를 말합니다. 그나마 아이들에게는 인내에 인내를 거듭하지만 그 외의 대상들에게는 되도록 눈앞에서 벗어나 있어야 함도 의미합니다.죄책감을 느끼기 시작할때쯤, 마침 상전 둘이 한 컷에 같이 들어 오게 가까이 앉았습니다. 큰 상전은 주로 바닥의 카페트를 자기 제국으로 만들고 작은 상전은 모든 소파들을 연합체로 만들어 각자 움직이므로 좀체 친한척하는 모습을 담기 어려운데 말입니다. 참고로 두 상전은 주빙을 지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ㅎㅎㅎ 잠시 밖을 내다보니 누렁이네 네 식구도 옹기종기 함께 밥..
참 알뜰하고 소녀같은 아이가 있었습니다. 엄마를 닮아 자그마한 체구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아이, 자주 보지는 않아도 늘 마음에 두고 응원해 왔습니다. 누구나의 삶에서와 같이 작은 아픔, 큰 아픔, 그리고 어떤 딜레머들은 여전히 진행중이겠지만 이제는 스스로의 가정을 이루고 같은 쪽을 바라보는 멋진 평생의 동반자와 새로운 삶을 시작했습니다. 더 많은 것을 담아 주고 싶어 미루고 미루다 보니 선물 보따리는 좀 늦어졌지만, 축복은 결혼얘기가 나오던 때부터 달려왔습니다. 때 늦은 감이 있지만 이것저것 담아 보았습니다. 마음보다는 영 부족한 것 같아 망설여지긴 하지만 어디 지금뿐이겠습니까? 오히려 그 삶의 중요한 시간마다 작은 선물보따리를 준비할 수 있길 바래봅니다. Joie de Vivre!
첫번째 아이로 18년이란 세월을 부비며 살았던 복돼지가 떠난뒤 우리의 거하는 모든 곳엔 예상치 못한 아이들이 각자의 삶을 소개한다. 어릴적부터 드믄드문 내 삶에 들어왔던 강아지들과는 다르게 고양이들과는 접촉이 전무하다 싶었다. 그러나 그들은 한번 상대를 알아버리면 거리를 서서히 좁히며 다가온다. 이 작은 시골 집 마당도 어느샌가 이 아이들 차지가 된지 오래이다. 특히 이 누렁이 가족들은 수시로 오고가는 많은 아이들 사이에서도 자기들만의 공간으로 데크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가족의 외모, 특히 색깔과 무늬가 구분이 안갈정도로 비슷하다. 굳이 이름을 붙여주지는 않기로 했다. 2015년 부터 시작된 고양이들과의 삶에서 이름을 불러주는 순간 이별이 두려워지는것을 어쩔 수 없기 때문이라 변명해 본다...
우리 큰 상전 군이는 러시아에서 썰매개로 유명한 사모예드 종이다. 다양한 종의 아이들을 키워보지 못해 통계적으로 이야기할 순 없지만 털에 있어선 가히 넘사벽이다. 목 주변의 털을 깍다보면 정말 털의 장벽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래서 이 아이가 한국에서 제일 평안하게 잘 지낼 수 있는 계절이 겨울이다. 그러나 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15도 정도의 실내에서도 헉헉거리느라 난리를 피윤다. 덕분에 함께 사는 사람은 최대한 실내 온도를 낮추고 보일러는 온수용으로만 사용하다 보니 우리는 겨울이 고행의 시간일뿐이다. 차라리 24시간 에어컨을 틀어 놓는 여름이 고마운 계절이니... 태양열 주택이 아니라면 그나마도 전기세 걱정에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겠지만 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니 감사할 따름이다. 그런 ..
#심기일전해서 열심히 일하다 눈을 들어 보니 한창 곤하게 잠들어 있는 #막둥이의 얼굴이 보인다. 문득 이 아이가 우리와 함께 한 날들을 세어 본다. 대략 6년 9개월이 지나가고 있다. 어른들 말씀에 애들은 자기가 알아서 큰다고 했는데, 영.... 우리 집에는 20년 가까이 함께한 3인용, 2인용, 1인용 소파, 게다가 오토만까지 두루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복돼지도 충분히 #소파를 독차지 했지만 단연 으뜸은 막둥이 돌이다. 특히 #재물손괴에 있어서는 따를 애들이 없다. 특히 처음 왔을 때의 만행은 아직도 그 찬란함 그대로 흔적을 남기고 있다. 아침에 애용하는 #오토만. 조금이라도 손상된 부분을 가려보려 해도 기어이 수건을 벗겨버리고 마는 불굴의 의지... #암커버는 왜 성한게 없는지? 이 #3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