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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h’s Daily Bliss
레몬밤의 기적 본문
어제 저녁 자정이 다 된 시간, 혹 온실 가루이가 다시 생겨났나 점검하려고 침실의 윈도우팜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있을때였다. 한 손엔 알콜을 묻힌 면솜을 들고 침대 위와 사이드 테이블위로 위태로운 까치발을 하고 한그루 한그루씩 체크하던 순간, 뭔가 보송보송한 덩어리가 눈에 띄었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레몬밤 가지에서 살포시 머리를 내민 꽃봉오리였다!
엔젠가는 침실에서 자라고 있는 레몬밤에 대한 얘기를 써야겠다고 막연히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때가 언제일런지에 대해서는 확정된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그 어여쁜 아이들을 보는 순간 '아, 이제 저 아이들 얘기를 써야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 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나의 journal 인 이곳이 아니면 어디에 그런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레몬밤은 이 농부가 처음으로 윈도우팜을 설치하고 설레는 맘으로 심었던 것들중 하나이다. 조그마한 화분을 하나 샀더니 두군데에 나눠 심을 수 있을 분량이었다. 그런데 이전의 글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처음 흙을 털어 내고 물에서 씻을때 작은 벌레가 움찔거리는 것을 보고 놀란 이 초보 농부는 아주 무식하게 독성 물질을 마구 뿌려 대고 말았다. 그래서 얻은 결과는 참혹함 그 자체였다.
처음엔 좀 버티는 듯 하더니만 얼마 지나지 않아 번개 맞아 죽어가는 고목처럼 누렇게 죽어 가고 있었다. 그런 아이들을 매일 들여다 보면서 내 마음도 시커멓게 타들어 갔다. 늘 푸르고 싱싱한 아이들만 좋아하는 울 엄마는 틈만 나면 뽑아 버리라고 난리도 아니셨다. 그런데 농부는 웬지 그 아이를 믿고 싶어졌으며, 꼭 살아날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오기아닌 오기가 생겼다.
참혹하기만 하던 그 아이에게서 아주 연한 초록색 잎이 보일랑말랑 얼굴을 내민 것은 완전히 소망을 잃어 버린듯하게 여겨졌던 날로부터 한 일주일째 되던 날이었다. 그렇게 살아난 녀석은 농부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잘 자라 벌써 수확도 몇번 했을 뿐만 아니라 가지를 잘라 뿌리를 내서 번식도 많이 하였다.
첫번째 가지 번식을 한 놈에게서 꽃봉오리가 먼저 열렸다. 그 놈들이 어찌 실한지 바로 위에 있는 엄마 레몬밤 위까지 성장하여, 사진에서 얼핏 보면 꼭 맨 위에 있는 엄마 레몬밤에서 나온 것처럼 보인다. 뿐만 아니라 화분 가득 잘 자란 놈들을 이미 다른 집에 보냈고, 거실의 화분 몇개에서도 튼실하게들 자라고 있다.
이 시점에서 너무 비약이 큰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채 1년도 안된 농부의 삶을 통해 가슴 짠한 감동을 느낄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물론 농부 아닌 농부의 삶도 어찌 버거운지 투덜거린 적도 때로 있었다. 그 가운데서 생명은 사랑을 준 만큼, 신뢰한 만큼, 기대 이상의 고군분투를 한다는 것이다. 마음 이외의 그 어떤 언어로도 대화를 나눌 수 없는 식물이 이럴진대, 같은 언어와 몸짓으로 살아가며 나누는 우리의 대화에는 왜 그리 험악하고 속된 이면이 많은지 부끄럽기 그지없다.
초보 농부의 서툼에 모진 고생도 여러번 겪은 아이들을 대하면서, 잎이 새카맣게 타들어 가면서도 어느 순간 연하디 연한 새 잎을 피우는 그들에게 이 연약한 농부는 부끄러워 눈을 맞추기 힘들다. 그러나 열어 둔 창문 사이로 들어 온 바람에 그들의 향기와 몸짓을 실어 말을 건넨다. 그런 그들을 보면서 어린 왕자 (Little Prince) 중 여우와 나눈 대화가 생각난다:
The Little Princ travelled many planets and saw a garden full of roses.
(어린 왕자는 여러 별들을 두루 여행했는데, 그러던 중 장미꽃이 가득 피어 있는 정원을 보았어.)
"My Rose is not special." He was sad and cried.
("내 장미는 특별하지 않구나." 슬퍼진 어린 왕자는 울고 말았지.)
"Why are you crying?" A fox showed up.
("넌 왜 울고 있니?" 여우 한 마리가 나타나 물었어.)
"My Rose is a common flower. I thought she was special." said the Little Prince.
("내 장미는 그냥 평범한 꽃이었어. 나는 그 애가 특별하다고 생각했는데." 라고 어린 왕자는 말했어.)
"She is special to you," said the fox.
("그 애는 네게 특별한 존재야." 하고 여우가 말했지.)
"How?" asked the Little Prince.
("어떻게?" 라고 어린 왕자는 물었어.)
"It's because you tamed her," said the fox.
(그건 네가 그 애를 길들였기 때문이야." 라고 여우는 말했지.)
"What is taming?"
("길들인다는 게 뭔데?")
"It's simple. You get closer as time goes by."
("그건 간단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가까워지는 거지.")
After all, his Rose was special, because he tamed and loved her.
(결국 어린 왕자가 장미를 길들이고 사랑했기 때문에, 어린 왕자에게는 장미가 특별했던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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