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농부만의 바디 오일 만들기

그동안 집에서 바디 관련 제품 몇가지를 만들어 쓰다 보니 비용도 그렇고 맘도 아주 편하다. 또 한가지 좋은 점은 수납공간 곳곳에 대용량 샴푸, 치약, 바디 워시 등을 재 놓지 않으니 공간도 넉넉해 보인다. 그런데 아직도 계속 쓰고 있는 것이 바디 오일과 로션이다. 그동안 남아 있던 오일과 로션이 이제 그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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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잔화 오일

'을 만들려고 한달전에 사다 놓은 금잔화에서 고작 두송이 만을 건지다 보니 (물론, 나의 게으름으로 인해), 금잔화만으로 오일을 만들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지난 24일 궁여지책으로 이 초보 농사꾼만의 레서피로 바디 오일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과 궁하면 통한다는 말, 그리고 개인의 취향이 고려되면 때론 독보적인 명품(?)이 나올수도 있다는 말이 증명되는 순간이다.

거실의 윈도우팜에서 어느새 불쑥 자란 애플 민트를 수확하다 보니 그 달콤한 향에 뭔가가 만들고 싶어졌다. 가뜩이나 무언가로든 바디 오일을 만들긴 만들어야 하는데 고민하던 중에 생긴 일이다. 처음 문득 떠오른 생각은 애플 민트을 넣어 바디 오일을 만들면 그 향이 상쾌, 유쾌 그 자체일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점점 생각은 앞으로 쑥쑥 나가고 있었다. 엄마 방의 만개한 장미꽃은? 향수에 많이 쓰이는 장미 허브는? 결론은?

결론은 집에서 쓰고 있는 extra virgin olive oil 을 캐리어 오일로 사용하고, 겨우 건진 금잔화 꽃잎 조금, 장미 두송이, 애플 민트, 빅스 플랜트 (일명 장미 허브)를 과감히 섞어 만들기로 했다. 적당한 유리병이 없을뿐더러, 일단은 시험용으로 소량으로만 만들기로 해서 유리 그릇에 만들어 햇볕잘드는 창가에 두고 이제 6일째다. 

 

거의 매일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이나, 아침에 일어날 때 향을 맡는 즐거움이 엄청나다. 점점 더워지는 이 시기에 정말 시원한 향과 더불어 달콤한 그 향을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제 며칠만 더 지나면 커피 필터로 걸러서 사용할 예정이다. 아, 그리고 혹시나 싶어 보존제 역할을 하는 포도씨유를 조금 넣어 줬다. 그게 다다. 어떤 화학물질도 넣지 않고 그저 자연에서 만들어진 재료로만 만든 것이니 너무 기대가 된다. 

한 사흘후에 사용해 보고, 부지런히 사용 소감을 올릴 생각이다, 표현력이 따라 주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