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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bs & Recipes/Food Recipes

집에서 야채 수프 스톡(stock) 만들기

디돌 2012. 2. 15. 00:25
요리에 젬병인 농부가 그래도 솜씨를 인정받는 것중 하나가 죽이다. 한창 병원을 들락거리시던 울 엄마덕에 죽쓰던(?) 경험이 안겨준 결과이다. 지금도 가끔 입맛이 없어 보이시면 죽을 준비해 드리는데, 그때마다 돌아오는 멘트는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데, 오래 살고 볼일이다" 이다. 듣기 나름이지만 무려 2시간 넘게 불앞을 지키며 노력한 대가치고는 조금 아리송한 표현이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해석하려고 노력하는 농부이다.

농부는 죽도 좋아하지만, 수프도 정말 좋아하는 음식중 하나이다. 어떤 곳에서는 요리사가 무안해 할 정도로 입에 맛는 수프가 나오면 그것만 많이 먹기도 한다. 그렇게 좋아하는 것과 잘 만드는 것은 별개임을 익히 알고 있다.

물론 음식솜씨가 딸리는 것이 주된 이유겠지만, 레서피를 보면 언제나 그놈의 스톡이나 브로스, 부용 등이 문제다. 아래 글을 옮기면서 간단하게 설명을 해 놓았는데, 이 모든 것들이 서양 수프라는 음식을 만드는데 기본으로 들어가는 맑은 국물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물론 우리나라의 숙련된 주부들도 이런 국물을 만들어 냉동해 넣고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농부의 경우에는 그림의 떡이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가끔씩 백화점의 글로서리 부틱을 기웃거리며 이들 국물을 건조시켜 주사위처럼 굳힌 것들을 손대기도 한다. 아주 작지만 농도가 높아서 요리시 한 두개 정도만 사용하면 되도록 되어 있어 편리하긴 하다.

그런데 요즘 뭐든지 슬로우 푸드를 선호하다 보니, 이도 뭔가 썩 내키지 않는다. 특히 유통기한등을 체크하다 보면 '만들어 써야지' 하는 맘이 굴뚝같다. 옆집 진도엄마는 잼도 만들어 드시던데, 왜 농부는 이 모든 것이 힘겹게만 느껴지는지 참 아리송하다. 며칠전 바싹 구운 토스트에 버터와 잼을 슥슥 발라 주시는데 입안에서 살살 녹는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적다 보니 진도 엄마가 여유로와 보이겠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다. 그렇게 순하고 신사인 진도가 뭔가 몸이 편치 않다. 그 큰녀석을 데리고 병원 다니는 것도 일인데, 전혀 식욕이 없는 녀석때문에 한마디 과장없이 피가 마른다. 또 다시 조심스런 대목이지만, 말없이 인내하고 있는 그 아이를 보면 농부의 마음도 산산조각이 난다. 농부는 그 와중에 받아 먹는 커피와 토스트가 죄송스럽기만 한데, 더 걱정되는 것은 진도엄마의 건강이다.

속으로 이럴때 요리에 재주라도 있으면, 따끈따끈하고 속을 편하게 해주는 맛있는 수프라도 끓여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진도가 즐겨 먹었던 온갖 종류의 음식을 그릇에 담고, 수시로 부엌을 오가는 모습을 보며 할말을 잃는다. 농부는 그저 그 아이와 눈을 맞추고 영어로 주절이 주절이 얘기를 나눈다. 그럼 그 아이는 힘겨운 상황에서도 다정하게 내게 머리를 부벼댄다. 무력감밖에 들지 않았던 요 며칠 농부는 부지런히 웹서치를 해 본다. 도베르만에 관한 온갖 종류의 지식을 습득하지만, 온갖 무시무시한 질병의 증상에 입만 꼭 다물고 만다. 이해한다한들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무력감에 시달린 며칠이다.

오늘은 부단히도 애를쓰며 마음을 긍정적으로 가지려 해 본다. 오랫만에 Annie B. Bomd 여사의 글을 접하면서, 꼭 야채 스톡을 만들어 보리라 결심한다!!! 윈도우팜에서 풍부한 향을 지니며 성장한 타임도 넣고 나름 농부표 스톡을 만들어 냉동해 놓고, 그동안 압맛만 다셨던 진짜 맛있는 수프를 만드는데 도전해 볼까 한다. 진도 엄마와 진도 녀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혼을 살찌우는" 그런 수프를 만들어 그들의 몸과 영혼을 살찌우고 싶다. 물론 우리 복돼지도 꼭 함께 해야 한다. 왜냐하면 진도는 그 힘든 와중에도 우리 복돼지를 보러 우리 마당에 오는 아이이다. 그렇게 입맛이 없을 때도 복돼지와 마주 앉혀 놓으면 조금이라도 입을 다신다. 그리고 마주 보고 서로를 응시한다.

오늘, 아 벌써 어제, 진도를 보지 못했다. 그렇지만 그 아이를 위해 마주 잡은 농부의 손은 간절한 소망에 떨어지지 않는다. 이밤이 그 아이에게 참된 평안과 회복이 되는 귀한 시간이 되길 그저 무릎끓는다...

"영혼을 위한" 이라는 문구가 "수프'라는 단어와 종종 연계되어 사용된다는 것을 눈치챈 적이 있는가? 맛이 훌륭한 수프는 위뿐만 아니라 우리의 영혼에도 아주 좋다. 아시아 스타일의 맑은 국이거나 진한 퓌레든간에, 그렇게 속을 편하게 해주는 음식을 달리 생각해 낼 수 없다.
 
어떻게 하면 풍미가 강한 육류 수프 스톡을 사용하지 않고 야채만으로도 깊은 맛을 내는 수프를 만들 수 있는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나는 계절에 상관없이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수프를 만드는데, 솔직히 말해서 이런 문제로 고민한 적이 없다. 

어떤 수프든간에 좋은 스톡을 써야 맛이 좋아지는 게 사실이지만, 나는 스톡에 각종 신선하고 풍미가 좋은 재료와 독창적인 향신료를 사용하여 수프의 맛을 내는 편이다. 내가 만드는 대부분의 수프는 거의 맹물로 만들거나 스톡을 사용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몇가지 기본적인 스톡을 마련해 두면 요리하기가 훨씬 수월한게 사실이다.   

제대로 간을 맞추는 일도 맛있는 야채 수프를 만드는데 있어 아주 중요하다. 단순히 좋은 야채 스톡만으로는 모든재료의 풍미를 재대로 느끼게 해주는 완벽한 수프를 만들기 어렵다. 맛있는 야채 수프를 만드는 일은 다양한 맛을 내는 재료를 사용하고, 말린 향신료는 요리 초기에 (반대로 신선한 허브는 요리 끝시점에) 넣고, 간을 맞추기 위해 수시로 맞을 보는 정성에 달렸다고 말할 수 있다. 

내가 주로 사용하는 비법은 수프에 여러가지 향신료가 섞여 있는 블렌드(혼합)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수십가지의 향신료를 조금씩 측정하여 사용하지 않아도 되므로 편리하고 신속하게 만들 수 있다. 향신료 전문점, 자연식품 판매점 및 몇몇 슈퍼마켓에서 좋은 향신료를 많이 취급하고 있으므로, 다양한 종류의 블렌드 제품을 골라 사용하면 편리하다. 수프 만드는데 주로 사용하는 허브와 향신료 블렌드는 다음과 같다:  

* 고품질의 카레 가루나 가람 마살라(garam amsala: 카레 요리 등에 쓰는 혼합 향신료): 향신료 전문점, 자연식품 판매점, 또는 인도 식료품점에서 이 블렌드를 구입한다. 후각을 사용하여 냄새를 맡아 보라. 카레 가루는 향이 강하고 자극적이어야 한다.   

* 이탈리아 허브 믹스:

오레가노(oregano)

타임(thyme)

마조람(marjoram)

로즈마리(rosemary)

 등과 같은 몇가지 허브로 구성된 블렌드 제품을 구입한다. 이는 슈퍼마켓과 향신료 전문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 무염 허브와 향신료 믹스: 다양한 종류의 허브와 향신료가 섞인 향기로운 블렌드(혼합) 제품을 사용하면 수프의 맛을 내기 위해 과도하게 소금을 사용하거나 많은 풍미를 내려고 하지 않아도 되므로 편리하다. 슈퍼마켓과 자연식품 판매점에 가면 품질이 뛰어난 몇가지 브랜드 제품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슈퍼마켓에서는 무염 제품인 Mrs. Table Blend를, 자연식품 판매점에서는 무염 Spike 나 저염 Veg 를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로 꼽을 수 있다. 

* 레몬-페퍼 (후추) 믹스: 동양 수프와 야채 퓌레에 이 믹스를 사용하면, 상큼한 레몬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슈퍼마켓과 전문점에서 다양한 종류의 브랜드를 볼 수 있다. 


수프의 맛을 내는 비결: 

*
수프에 들어간 다른 재료들의 풍미가 잘 우러나도록하고 소금을 너무 많이 넣는 것을 피하기 위해 요리 마지막 시점에 소금을 넣는다. 소금을 넣을때도, 한번에 조금씩 넣고 잘 저은 후 자주 맛을 본다.
 
* 소금 섭취를 제한해야 되는 사람들은 레몬즙과 무염 허브 향신료 블렌드 제품을 조금 넣어 맛을 돋군다.

* 알콜을 넣어도 무방한 경우에는, 드라이 와인을 조금 넣어 깊은 맛이 나게 해주는 것도 좋다. 나는 어떤 수프에는 와인을 사용하는데,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른 레서피에 먼저 실험해 보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레서피에 나와 있는 양념과 향신료의 양을 지키는 일이다. 물론 각자의 입맛에 따라 양을 조절해도 무방하다. 

* 수프를 먹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면, (저염) 야채 스톡 캔이나 집에 있는 부용(bouillon: 맑은 고기 수프의 일종) 큐브를 사용한다. 자연식품 판매점에서는 32-온스 용기에 포장된 Imagine Garden Vegetable Broth (야채 국물)과, 비타민 B-군의 영양소와 효모가 완벽하게 들어 있는 Veg-It 에서 만든 야채 국물 가루 등과 같은 흥미로운 상품들을 선택할 수 있다.

아래에 두가지의 기본적인 스톡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번째 것은 대부분의 야채 수프에 사용할 수 있는 범용(다목적용) 스톡이다. 다른 하나는 아시아 수프에 알맞은 브로스(broth: 맑은 국물) 이다. 


가벼운 야채 스톡

재료
(6 컵 정도 만들어 짐)

물 7 컵
큰 양파 1 개: 잘게 썬다
마늘 2 쪽: 잘게 저민다
큰 당근 1 개: 얇게 썬다
큰 셀러리 2 대: 얇게 썬다
중간 크기의 감자 1 개: 북북 문질러 씻은 후, 깍둑 썰기한다
대충 썬 흰 양배추 1컵
소금 약간 (간을 본다)
이탈리아 허브 믹스 2 티스푼

만들기

1. 모든 재료를 큰 수프 냄비에 넣고 부글부글 끓인다.
2. 한소금 끓고 나면, 뚜껑을 덮고 야채가 상당히 부드러워질때까지 약한 불에서 40 내지 45분간 끓인다. 
3. 식힌 후, 올이 성긴 얇은 무명을 3겹으로 만들어 맑은 국물을 걸러 낸다.  


아시아 버섯 브로스 (맑은 국물)

재료 (6 컵 정도 만들어 짐)

참기름 2 티스푼
작은 양파 1 개: 잘게 썬다
마늘 1 쪽: 잘게 다진다
물 6 컵
말린 표고버섯 8 - 10 개
간장이나 타마리 (tamari: 간장과 소금으로 만든 양념으로 주로 일본 요리에 사용됨) 1 - 2 테이블스푼: 간을 보면서 넣는다


만들기

1. 크고 무거운 소스팬에 기름을 두르고 가열한다. 여기에 양파와 마늘을 넣고 중불에서 양파가 황금색을 띨 때까지 살짝 볶는다.
2. 물, 버섯, 간장이나 타마리를 넣고 끓인다. 한소금 끟고 나면, 뚜껑을 덮고 약 15분간 더 끓인다.
3. 불을 끄고 15분간 그대로 둔다. 가는 체를 받쳐 걸러 낸다. 버섯은 딱딱한 줄기 부분을 다듬어 보관한다. 나중에 사용할 목적으로 보관하거나, 얇게 썰어 브로스에 다시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