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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h’s Daily Bliss

맛있는 콘 프리터 (Corn Fritters) 본문

Herbs & Recipes/Food Recipes

맛있는 콘 프리터 (Corn Fritters)

디돌 2011. 8. 28. 20:50
고등학교 시절, 아주 친한 친구중 유난히 피부가 뽀얗고 고운 아이가 있었다. 딱히 예쁘거나 아름다운 얼굴이라 할 수는 없지만 마음만큼이나 얼굴도 고와 보이는 친구였다. 특히 어찌 요리에 관심도 많고 잘 하는지, 우리 모두는 그아이의 환한 미래 (현모양처) 에 대해 의심해 본 적이 없었다.

걱정이나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으면 식욕이 뚝 떨어지는 농부와는 달리, 그 아이는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보통때보다 더 잘 먹고 잠도 잘 자는 타입이었다. 잠시 떨어져 있을때 전화통화로 여러가지 걱정 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같이 걱정하다가, 막상 공항에서 만나보면 그 친구의 얼굴은,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 오뉴월 복사꽃 보다 더 환하고 윤기가 흐르고 있었다. 반면 농부의 얼굴은 사나흘 끼니도 거른 것 같이 비쩍 마르고 볼품이 없는 모습으로 모든 사람의 동정을 받고도 남음이 있었다. 

커서 가끔 만나면, 그 친구는 한껏 자기의 요리 솜씨로 농부를 넉다운시킨다. 특히 각종 부치기 (전) 에는 일가견이 있어서 농부의 부러움과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친구였다. 그리고 지금은 그 친구를 보지 못하고 지내지만, 대신 또다른 찌짐의 달인이 주위에 있어 농부의 입은 호사를 누린다. 

더위로 인해 시원한 음식만 줄기차게 찾던 날은 이제 지난주로 마무리가 되었나하는 성급한 마음이 든다. 따뜻한 담치 국물이 좋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찌짐도 입 안에 찰싹 달라 붙는다. 마침 앞치마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사람으로 The Garden of Eating 의 크리에이터인 Fox Eve 가 우리 입맛에도 꼭 맞을 프리터 (야채나 고기 전, 튀김) 를 소개했다. 

그녀는 이 콘 프리터를 여름철 요리중 하나로 소개했는데, 농부는 왠지 날씨가 조금 선선해 지는 지금이야 말로 제격인 음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이 짧디짧은 가을을 지나 겨울이 오면, 농부의 집은 온갖 종류의 찌짐 냄새로 진동을 할 것이다. 물론 맛있게 먹기 위해 준비하는 단계부터 먹고 난 후 1 시간 정도까지 환기를 위해 덜덜 떨며 온갖 문을 다 열어 두고 이를 갈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언제나 처럼 농부는 목빠지게 겨울을 기다린다. 특히 올해는 왠지 겨울이 되면 모든 일이 제자리를 잡을 것 같은 평안함이 몹시도 기다려지는 요즘이다. 각자 자신들의 잣대로 남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하기 전에, 그저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이해하는 한 주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내입에 맞지 않는다고, 온갖 정성을 들여 만든 남의 요리를 폄하할 수 없듯이 말이다...

   

나는 점심으로 맛있는 콘 프리터 (옥수수 튀김) 를 만들려고 반죽을 했다. 허브와 체다 치즈를 넣고 바삭바삭하게 익힌 콘 프리터를 먹는 재미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프리터를 만들고자 하는 아이디어는 차츰 진행되었다. 며칠전, 우리가 참여하고 있는 CSA (지역 후원 농장) 로 부터 받은 옥수수 여섯 개를 그릴에 구웠다. 먹고 남은 옥수수를 대에서 알만 떼내어서 뭔가 맛있는 것을 만들어 먹고자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우리는 그 농장에서 여러 가지 신선한 야채와 함께 빨간 고추 두 개도 받았다. 하지만, 이 멋진 여름 채소에 가장 어울릴 요리가 무었이 있을까?   

잠시 고민하던 중, 엄마가 아침으로 만들어 주던 맛있는 스위트 콘 프리터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의 방식대로 프리터를 만드는 것도 재미있겠지만,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조금 변형을 해서 색다른 프리터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궁리를 하게 되었다. Food 52 에서 흥미를 돋우는 체다 콘 프리터 요리법을 찾을 수 있었지만, 생각보다 단 맛이 많이날 것 같아 머뭇거려진다. Joy of Cooking (생전 시도해 보지 않은 요리법에 대한 비상용 요리책) 을 뒤적인 후, 즉석에서 만들어 보기로 마음을 굳혔다.

내 나름대로 만든 프러터의 맛은 기가 막혔다. 물론 내 생각이지만 말이다.

나는 이 바삭바삭한 콘 프리터를 플레인 요구르트 한 덩어리, 망고 생강 처트니 (*Chutney: 카레 등 인도 음식에 치는 달고도 매운 일종의 향신료) 한 스푼, 그리고 집 텃밭에서 비로 딴 신선한 오이와 처음 익은 토마토에 올리브 오일, 발사믹 비니거, 소금과 금방 갈아 신선한 후추로 맛을 낸 간단한 샐러드와  함께 식탁에 냈다.    

좀체 숟가락을 놓을 수가 없군요... 모두들 좋아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맛있는 콘 프리터 (Corn Fritters)

재료 (4인분)

잘 익힌 옥수수 알갱이 2 - 3 컵
달걀 2 개, 잘 섞는다.
밀가루 1 컵
베이킹 파우더 1 티스푼
양파 1 개, 잘게 다진다.
신선한 허브 1 웅큼 (고수, 바질, 파슬리, 타임 등 집에 있는 허브 이용), 잘 씻어서 잘게 다진다.
빨간 고추 1 개, 잘 씻어서 안의 심과 씨를 모두 없애고 잘게 썬다.
우유 1/2 - 1 컵
곱게 갈은 체다 치즈 1 컵
신선하게 갈은 후추 조금
튀김 기름으로 사용할 땅콩 기름이나 카놀라유 1/2 - 1 컵

만들기

1. 양파가 투명해질 때까지 기름을 넣고 살짝 볶는다. 중간 크기의 볼(그릇) 에 옥수수, 빨간 고추, 양파, 허브, 치즈, 밀가루, 베이킹 파우더, 소금, 후추, 달걀 및 우유를 모두 넣고 섞는다. 반죽이 충분히 눅눅하지 않으면, 점도가 없어질 때까지 우유를 더 넣는다. 

2. 큰 주물 프라이 팬에 땅콩 기름이나 카놀라유를 두른 후 중간 정도의 불에 올려 놓고 반죽을 한방울 정도 떨어 뜨려 지글지글 소리가 나는가 본다. 준비가 되었으면 한번에 큰 숟가락으로 반죽을 가득 떠서 팬에 놓는다. 한 쪽당 약 2-3 분씩, 겉면이 노릇노릇해질때까지 튀긴다. 다 익으면, 팬에서 꺼내 기름 종이 위에 올려 기름기를 뺀다.

3. 따뜻한 상태에서 요구르트나 사우어 크림 한 덩어리, 그리고 처트니나 애플 소스 한 스푼과 함께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