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휴일나기: 홈메이드 로즈 바디 버터

아주 오랫만에 반가운 분을 만나 차한잔하는 시간을 가졌다. 말단 공무원을 시작으로 고위직, 그리고 여성관련 기관의 CEO 까지 정말 열심히 사신 분이시다. 현직을 떠난지 3년 반이 되어 가는데도 그녀의 눈빛은 늘 살아 움직인다. 그리고 당신의 말씀대로 일만 하느라고 놀지 못한 대가로 연예인 보다 더 바쁜 스케쥴을 소화(?)하고 계신다.

늘 대인 관계에 변변치 못한 농부와 지금까지 연을 이어오는 것은 온전히 그분 덕이다. 맘에만 들어 있는 배려를 실제 상황에 끌어내기가 무척 어려운 농부는 항상 늦다. 그런 농부와는 달리 그분은 맘과 행동이 항상 함께 한다. 당신도 이제는 어른 대접을 받으실 시기인데, 팔순이 넘으신 울 엄마를 어른이라며 늘 뭔가를 준비해 보내신다. 빈손으로 나간 농부의 손에 미리 준비하신 꽃바구니며 화과등을 들려 보내신다. 뿐만 아니라 뭔가 이름붙은 날엔 어김없이 먼저 축복해 주시려고 부지런을 떠신다. 처음엔 멋모르게 몇번 당하다가(?), 어느 추석인가 상호 함께 하자고 끝까지 버텼더니 두손 드셨다. 그래도 오늘처럼 만나뵐 때는, 대책없이 손에 뭔가를 받아 들고 무안하게 돌아 선다. 참 대책없는 농부이다...

그런 고맙고 아름다운 분께, 그분이 좋아할 뭔가를 드리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가 왔다! 그동안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 특히 막노동의 대가로 준비된 '카페 드림'에 관한 장황한 이야기를 늘어 놓는데 뜬금없이 '피부가 아주 좋아졌다'고 부추키신다. 설마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자 극구 사실이라 하신다. 나의 천사표 친구 다음으로 내 피부의 진전을 입에 담으신다. 어제 김장김치를 욕심내고 너무 많이 먹은 뒤탈로 3시간 밖에 못자서 '피부가 가장 안좋은 날'이라고 설명드리자, 그분은 '그 어느때보다도 좋아 보인다' 하신다. 허영심이 잠시 얼굴을 내미는가 싶었는데, 순간 '이거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참을 집에서 만들어 쓰는 나의 화장품에 대해 말씀드렸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만들어 드릴까 여쭈니 받고 싶으시단다, 야호! 늘 받기만 하는 사람의 맘에 희한한 일렁임이 이는 순간이다. 오는 21일, 카페에 오신다는 그날을 D-day 로 잡았다. 그 어떤 꽃보다도 아름다운 그분을 위해 몇가지 만들 생각이지만, 특히 오늘 소개하는 로즈 바디 버터도 만들어 드리고 싶다. Michelle Schoffro Cook 박사가 준비한 것이니 신뢰 100 퍼센트이다.
 
이 축복받은 시기에 손수 만든 것으로 선물할 수 있는 농부의 삶에 감사드린다.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나름 알아가고 있는 늦둥이 농부이다... 

지금같은 시기에 친구와 가족, 또는 당신만이 아는 산타에게 뭔가 좀더 개인적이고 조금은 사치스런 선물을 주는 것은 어떨까? 추운 겨울 건조해지는 피부를 완벽하게 보호해줄 바디 버터가 바로 그것이다. 시중에서 구입하는 제품들과는 달리, 합성 화학물질, 색소 및 인공 향이 전혀 들어가지 않아 민감성 피부나 천연 제품만을 고집하는 사람들에게는 완벽한 선물이다. 만들기도 쉬우니 금상첨화이다. 

준비물:

  

블렌더 (바디 버터는 잔여물이 남을 수 있으니 잘 쓰지 않는 오래된 블렌더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 - 중간 크기의 유리 볼 (그릇)
작은 소스팬
주걱
바디 버터를 담을 예쁜 병

* 모든 도구는 미리 소독해 둔다.


재료:

스위트 아몬드 오일 1 컵 (다른 오일을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이 오일이 가장 산뜻하고 가벼운 느낌을 준다.)
잘게 간 비즈왁스 2 테이블스푼
증류수나 로즈 워터 1 컵
일랑 일랑 에센셜 오일 22 방울
로즈 에센셜 오일 8 방울 (순수한 로즈 오일을 구하기 어렵거나 너무 비싼 경우에는, 이를 오렌지 에센셜 오일오 대체하거나 일랑 일랑 에센셜 오일을 더 많이 사용해도 무방하다.)


만드는 법:

1. 작은 소스팬에 잘게 간 비즈왁스 2 테이블스푼을 넣는다. 여기에 스위트 아몬드 오일을 넣고 약한 불에 올려 놓는다. 비즈왁스가 녹으면 불을 끈다.

2. 비즈왁스-오일 혼합물을 블렌더에 붓고, 유화될 때까지 증류수나 로즈 워터를 천천히 넣는다.

3. (일랑 일랑, 로즈와/또는 오렌지) 에센셜 오일을 넣고 잘 섞일때까지 블렌딩한다. 유리병에 붓고 냉장고에 보관하면 6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