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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h’s Daily Bl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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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bs & Recipes/DIY Recipes

할일 많은 농부

디돌 2011. 11. 9. 23:45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뭔가를 만들어 쓸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며칠전 핸드메이드 크림을 다 쓴 후 엄마 방에 가서 조금 얻어다 쓰고 있었다. 주기 아까우신지 언제 만들거냐고 자꾸 물으시는 표정이 예사롭지 않다. 그래도 듬쁙 덜어와 썼는데 어제 저녁에 그나마도 동이 났다.

화장대 서랍장에는 친구가 보낸 오일과 대용량으로 산 유기농 캐리어 오일들이 차곡차곡 들어 차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공사부터 끝내고, 그 다음부터는 여유를 가지고 각종 캐리어 오일, 에센셜 오일, 허브 등을 조합하여 농부표 화장품을 만들 생각이었는데 한계에 부딪히고 말았다. 새삼 화장품을 사러 나갈 시간도 없거니와 이제는 시중 화장품들의 향과 질감을 견딜 재간이 없다.

샤워 후 꼼지락 대는 시간을 줄이고 기존의 레서피를 사용하여 조금 만들고 나니 맘이 다 편해진다. 이번에는 일본에서 보내 온 Sweet Almond Oil 을 캐리어 오일로 사용해 보았다. 50 ml 용량이라 Grape Seed 를 10 ml 정도 섞었다. 천연 방부제의 역할도 할 겸 새로운 배합이긴 하다. 에센셜 오일은 단순하게 라벤더 오일을 사용하였다. 중탕 후 바로 찍은 사진이라 무척 묶어 보이지만 조금만 지나면 정말 그 느낌이 최고가 된다. 

요 며칠 현장의 색배합과 조명땜에 스트레스를 좀 받았는데, 지금은 웬지 마음의 여유가 다시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지금의 이 평안함으로 내일을 열 수 있으면 하는 기대도 해 보는 밤이다. 처음부터 완벽함보다는 손끝으로 직접 만들어가는 공간으로 시작했으니 점점 조여 오는 불편함을 멀리멀리 보내는 현명함도 필요할 듯하다. 그리고 초대장부터 사람들을 위한 내용을 즐겁게 채워 나가야 할 시점이다.

그저 '이제 준비가 되었으니 오셔서 같이 행복하셨으면 합니다' 라고 시작하려 했는데, 그래도 여러 조직과 사람들이 관련되다 보니 그 입장도 헤아려 준비를 해야하지 않을까? '끙끙' 대는 몸과는 달리 마음에 기쁨을 주는 그림이 점점 커진다: "I have a dream." 육체적인 한계를 넘나들면서도 우리를 버티게 해 주는 큰 소망의 언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