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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s Who?/Dogs

Who's this wonderful guy?

디돌 2012. 1. 12. 20:24

누군가와 친구가 된다는 것은 머리로 너무 많은 생각을 하는 대신, 어떤 말과 행동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만 있으면 훨씬 수월하고 즐겁지 않을까? 그것이 참 서툴었던 농부는 이제사 조금씩 터득해 나가고 있다. 일이 아닌 경우로 이렇게 많은 시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는 여전하다. 스스로 드는 생각은 '늦게 배운 도둑질에 날 샐줄 모른다?'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다.  

누구를 닮아서 그려냐고 물을 필요도 없이 우리 복돼지의 비사교적인 성격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오죽했으면 무리형성을 좋아하는 DNA 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가 무려 14년 넘게 살아 오면서 단 두 아이에게만 맘을 열었을까? 그런 아이가 요즘 새로운 기회인지, 아님 시련(?)일지 모를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런 복돼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옆집 순한 아이 진도는 언제나 신사답게 행동한다. 가까이 다가와서도 일정 거리를 두고 반가움을 표시한다. 그렇지만 복돼지의 단아한(?) 모습대비 엄청 키가 크고 검은 그 아이의 모습에 복돼지는 어쩔줄 몰라한다. 며칠 전에는 할머니와 진도의 마당에서 나름 여유를 부리다가 진도가 뛰어 나오자 순간 뒷마당으로 내달려서 여러 사람 놀라게 한 아이다. 그렇지만 오늘은 그저 가까이 오지 말라는 신호만 보낼뿐 도망가지는 않으니 놀라운 발전이다.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일까, 아님 상대방의 신사적인 행동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일까? 암튼 이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사람들간의 관계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된다. 

로트와일러와 핏볼이라는 종들이 나서기 전까지는 최고의 경비견으로 알려진 도베르만이라는 이유로, 또 그 아이의 크고 날렵한 검은 몸매만으로도 조심해야 할 아이라는 선입견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한달 가까이 그 아이를 대하면서, 세상에 저렇게 어리광 많이 부리고 유순한 도베르만이 또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집에 손님이 오면 조용히 시키기 위해 츄를 하나씩 주었다면서 농부의 첫 방문에, 그 다음 빙문에도 몇번 짖은 대가로 스낵을 받아 먹은 진도는, 이제는 우리집 마당에서 농부를 만나 한참을 함께 한 뒤에는 응석을 부린다. 진도 엄마는 아니라지만, 농부를 보면 스낵 생각이 저절로 드는 게 아닐까하는 것이 농부의 사견이다. 그런 그 녀석이 참 사랑스럽다. 도베르만에 관한 전형적인 루머(?) 는 더이상 내 머리에 남아있지 않다. 

사람은 어떨까? 농부는 요즘 어디가서 '저, 농붑니다' 하면 그 다음 반응은 더 기다릴 필요도 없다. 이에 관한 예를 들자면, 어느하나 거짓이 없을 것 같은 수경원예의 안주인께서 보여준 반응이다. 어느 정도 마음을 주고 받은 뒤, '제가 그 블로그를 운영하는 농붑니다. 앞으로 농부라고 불러 주세요!'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렸다. 역시나 솔직한 그분은 한참을 웃기만 하신다... 그런 그분이 너무 고와, 농부는 어디서 그런 익살이 생겨났는지 계속 '자신의 농부됨'을 강조하며, 차를 타고 손을 흔들때까지 '농부라 불러 주세요' 라는 멘트를 날린다. 

과거를 몰라도, 현재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미래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아도, 그저 똑 같이 숨쉬고 존중받아야 하는 대상, 그 대상을 우리는 친구라 부를수도 있지 않을까? 시커먼 털을 가진 무서워 보이는 아이와 작지만 통통하고 눈같이 하얀 털을 가진 아이들이 친구가 되기 위해 무슨 생각들을 열심히 하고 있을까? 그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 문제에 관한한 진도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데, 저 소심한 복돼지는?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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