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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h’s Daily Bl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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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s Who?/Dogs

I'm in a bad mood...

디돌 2011. 8. 20. 15:18




할머니의 말씀대로 어려서 부터 혼자 사랑을 독차지하다 보니 어리광이 말이 아니다. 그 어느 것에도 자신만만하던 놈이 요즘은 윈도우팜이라는 경쟁자 땜에 맴이 맴이 아니다.

윈도우팜 아이들도 매일 사랑을 주고 잘 보살펴야 되기때문이라고 그렇게 설명을 해도 이해가 안되는 우리 복돼지이다. 정말 어느 구석에서 늘어지게 자고 있다가도, 농부가 윈도우팜을 살피기 시작하면 총알같이 달려와 훼방을 놓는다. 자기가 어찌할 수 없는 높이에 달려 있으니 해코지는 못하고 성마르게 농부를 괴롭힌다.

일전에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받던 화분들은 슬쩍슬쩍 돌며 꽃가지를 꺽어 놓곤 하더니, 윈도우팜엔 그럴 수 없으니 속이 타나 보다. 그 아이들보다는 자기와 좀 놀아 달라고 보채는 복돼지에게 설명을 해도 안되면, 농부는 일부러 으름장을 놓는다. 너 간식 먹을 생각은 하지도 말라는 둥, 아니면 목욕해야 된다는 둥 강도를 높혀 가며 말이다. 

그러면 대부분의 경우, 그 작은(?) 벌칙이 두려워 잠시 숨어 버리곤 하는데 며칠전에는 끝까지 눈 앞에서 시위를 벌렸다. 그리고는 코 앞의 소파에 앉아 소위 그 애처로운 눈빛으로 작전을 바꾸더니, 끝끝내는 농부가 제일 안스러워 하는 '나 매우 슬퍼요' 표정과 자세로 돌입한다. 이는 딱히 농부의 동정을 구한다기 보다는, 할머니의 관심을 끌어 농부를 혼내키겠다는 고도의 전략이다. 복돼지와 관련된 일이라면 천하무적이 되는 강한 할머니는, 그 아이가 조금이라도 힘없어 보이는 것을 참지 못하신다. '같이 나이들어 간다'는 그 동질감과 손주들 보다도 더 귀하디 귀한 아이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 강력한 할머니가 '지금 한숨 푹 주무시고 계신다' 라는 상황이다. 아, 물론 우리 복돼지가 그것도 모르는 아이가 아니다. 조금 이러고 있다가도 할머니의 인기척이 없으면, 기어이 할머니를 깨우고 말 굳건한 의지를 가지고 있으니까...

우리 복돼지를 마주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참 얌전한 아이'라고 칭찬을 한다. 왜냐하면 그들의 강아지와 마주쳐도 난리를 치며 다가가지 않고, 오히려 냉정하게 무시하며 지나가니 말이다. 혹시라도 반갑다고 달려 드는 아이에겐 단 한번의 반격으로 그 아이들을 멀리 쫒아 낸다.
 
그렇지만 우리 복돼지와 13년 넘게 동고동락한 인 농부는 잘 알고 있다. 그 아이의 얌전한 표정 속에 얼마나 다양한 전략이 숨어 있는지, ㅎ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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