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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팜의 새식구: 바질 (Basil) 본문
각국의 요리마다 어울리는 허브가 따로 있고, 또 요리사들이 선호하는 허브도 따로 있다. 그런데 참 요상한 것은 아직 초보인 내가 봐도 음식과 허브의 궁합이 기가 막히다는 것이다.
여러 허브 중에서 이태리 요리에 없어서는 안될 허브를 꼽으라면, 그 대답은 아마도 바질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처음 윈도우팜을 시작할 때부터
바질을 키워 볼 욕심에 맘이 바빴다. 농원에 가서도 바질을 찾았는데, 주인장은 시큰둥한 모습으로 '봄이나' 되어야 구할 수 있을 거란다.
그래서 어쩌겠는가? 급한 사람이 우물 판다고 12월 초순경에 자연주의라는 곳에서 씨앗, 화분, 흙까지 들어 있는 팩키지를 4,300원을 주고 구입하였다. 그런데 사오고 난 뒤 보니, 씨앗이 고작 13 개 정도 였던 것 같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나마도 씨앗의 상태가 양호해 보이는 놈은 서너개 정도였다. 그렇지만 희망을 가지고 심은 후, 매일 아침 저녁으로 싹이 돋아 나길 눈이 빠지게 기다렸다. 결과는 발아율이 거의 40%도 되지 않았고 4 -5 일 걸린다는 시간도 거의 2주를 넘기고, 한 놈씩 얼굴을 내 밀더니 세 놈이 그래도 싹다운 모습을 보였다. 또다시 애지 중지 하기를 며칠, 결국 한 놈은 세상을 그만 살기로 하고 떠나 버렸다.
그래서 남은 놈은 겨우 둘로, 나의 지극한 정성에 보답이라도 하듯 조금씩 성장하여 주었다. 처음 seedling bed에서 싹이 트고, 작은 화분에 두 놈을 모두 이식한 후, 약 한 달만에 윈도우팜에 각각 둥지를 틀었다, Congratulations!!!
이제 부터 또 새로운 관심을 팍팍 쏟아 부어야 할 때다. 씨앗을 뿌린 지 두 달 보름 만에 자리를 잡은 이 놈들은 커서 들어 온 놈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웬지 더 연약해 보이고 까다로와 보이는 것이 영 눈을 뗄 수가 없다.
아, 이 아이들이 자리 잡은 곳은 원래 빅스가 있던 곳이다. 바질과는 반대로, 빅스는 가지 꺽기를 하여 물에서 뿌리를 낸 후 바로 윈도우팜에 심었더니 그곳이 좁다고 아우성이서 아주 큰 화분으로 모두 옮겨 심었다. 이 빅스라는 아이들에 관해서는 조만간 그 과정을 올릴 예정이다.
암튼 오늘 농부는 주말에 많은 노동을 하였다. 손에 물과 흙을 묻혀 가면서 이놈 저놈 자리 바꾸고, 윈도우팜의 저수조에 들어 있는 물도 바꾸고 이리 저리 꼼지락대다 보니 벌써 저녁이다.
허리도 아프고 몸은 피곤하지만 방안 가득히 자리 잡고 있는 내 귀여운 보물들을 보니 행복하기 그지없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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