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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h’s Daily Bliss
흐린날 오후 농부의 창가 본문
아침에는 멀쩡하던 날씨가 오후만 되면 잔뜩 흐리고 소나기를 뿌리는 어제, 오늘이다. 어제 오후에는 운동하러 나갔다가 막 마칠 즈음에 소나기가 내려 흠뻑 젖은 채로 집에 돌아 왔다. 그런데 참 묘한 것은 그 기분이 썩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 캠퍼스에서 비가 쏟아지면 어쩔줄 몰라 하던 나와 달리 그곳 아이들은 뛰는 법이 별로 없다. 처음엔 나는 그 광활한 (?) 거리를 열심히 뛰었다. 그러면서 나는 '나도 저렇게 흠뻑 맞으며 걸어 봤으면..' 하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어제 그 느낌이 뭔지를 알았으니, 뭐든지 참 늦게 배우는 농부이다. 약 7km를 빠르게 걸으면서 운동하고 나니 온 몸이 나른한데 비가 오니 뛸 힘도 없었거니와, 뭔가 시원한 것이 그 묘미를 알 듯도 하다.
오늘은 현대백화점에 미팅이 있어 나갔다 오는 길에 간만의 차이로 비를 만났다. 어제 무리한 탓인지 온 근육이 뭉쳐 있는데, 신발까지 불편해서 뒤뚱거리던 중 비를 만나자 어제와는 도통 느낌이 다르다. 그래도 농부는 꿋꿋이 비를 맞고 천천히 걸었다. 주변의 우산쓴 사람들이 조심스레 돌아 본다. 한국에서 비 맞으면서 천천히 걸어 가면 아마도 그들 마음 속엔 '실성한 사람?' 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으흐흐흐...
암튼 현대백화점에서 우리 윈도우팜 강좌를 열고 싶다해서 만났는데, 역시 좋은 분들이다. 겨울학기에 동시다발적으로 각 지역의 현대백화점에서 윈도우팜 클래스가 준비될 것 같다. 허브를 많이들 좋아 하시는 것 같다. 언제나 처럼 돌아 오자 마자 가족들, 특히 우리 복돼지의 열렬한 환영 세러모니를 시작으로 윈도우팜 아이들과도 눈을 맞춘다.
그렇게 강렬하던 햇볕이 수그러든 지도 근 일주일째 되어 가는 중이다. 우리 아이들이 조금은 여유를 찾은 듯하다. 물을 먹어 대는 양이 조금씩 줄어 들고 있다. 꽃 좋아하시는 울 엄마의 채근에 창가에 놓아 둔 화분에서 꽃이 피었다. 허브 종류가 여러가지 인데도 모두 녹색이다 보니 그애가 그 애같다. 그런데 진한 분홍색 꽃이 그 앞에 딱 버티고 있으니 뭔가 느낌이 확 다르다. 그래서, 농부는 올가을에 캐모마일을 비롯한 예쁜 꽃을 피우며 다양한 약재 효과가 있는 아이들도 시도해 볼까 한다.
농부는 오랫만에 디카를 들고 요리조리 각도를 맞추어 본다. 며칠전 엄청나게 정리를 했는데도 렌즈안에 들어 온 아이들은 꽤 무성하다. 아, 그리고 미나리 이야기도 있다. 꽤 오래전에 한 뿌리를 심었는데, 다른 가지가 나면 이전 가지가 시들시들해서 영 불안했는데, 지인의 충고에 따라 물수저 보틀 바로 위로 자리를 옮겼더니 제법 잘 성장하며 번식하고 있다. 다음주쯤엔 뿌리 나누기를 해도 될 듯 싶다. 위에 있는 사진이 바로 그 아이이다.
'이제는 그만하고, 나도 좀 봐 주세요!' 라며 우리 복돼지가 심술을 부린다. 잠시 나무랐더니 소파에서 온갖 슬픈 표정을 지으며 고민중이다: '저 윈도우팜이란 아이들이 난 너무 밉다. 옛날말 틀린 게 하나도 없구나.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밀어 낸다더니...'
그런 복돼지의 모습도 여러장 담아 본다. 웃음이 절로 나오는 그림이다. 아마도 내일은 이 별난 아이의 사진을 올리지 않을까 싶다., ㅋ ㅋ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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