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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농부의 수고와 위로 본문
기다리고 기다리던 농부의 천사같은 친구가 다음주 월요일 드디어 도착한다. 게으른 농부를 생각해서 이메일 보내기도 미안해 하는 친구, 세계 어느 곳에서든 배고픈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작은 천사같은 친구, 유난히 한국을 좋아해서 농부와 한국에 살고 싶어 하는 친구, 그 친구를 1년 만에 다시 만난다.
그리고 우리는 그 1년이란 시간 동안 못 나눈 이야기와 꿈을 일주일 동안 풀어 나갈 것이다. 농부는 벌써부터 둥둥거리는 마음을 어찌 해볼 도리가 없다. 그래서 바쁜 마음에 집도 조금(?) 정리하고, 그녀가 좋아하는 한국 반찬도 좀 만들고, 늦었지만 생일 선물도 챙겨 주고 싶은 생각에 어제부터 또 제정신이 아니다.
그 첫번째 업무로, 윈도우팜을 위해 집안 가득 모아 둔 페트병을 작업하는 것으로 잡았다. 어제 오후 늦게 시작해서 페트병을 오리고 페인칠까지 어느 정도 마쳤다. 그래도 아직 두어가지 작업이 더 남았다. 물론 아직도 남아 있는 페트병이 더 많다. 그래도 그정도라도 정리를 하니 조금 여유가 있어 보인다. 거의 밤 11시가 되어서야 작업을 마치면서 스스로를 대견해 했지만, 오늘 아침 눈을 뜨자 팔과 허리가 욱신 거린다. 그러면서도 친구 맞이를 위해 해야할 목록들이 머리를 스쳐간다. 그래도 일어 나면서는 어제 수고했으니, 그 댓가로 맛있는 것을 먹어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해 고개를 끄덕인다. 더불어 이틀전 올린 글에 들에 있던 요구르트로 만든 크림 치즈를 만들어 먹어 보아야 한다는 신념이 강하게 든다.
어제밤 만들어 두었던 요구르트중 한병 (약 150ml) 을 골라 모슬린 천 대신 커피 필터에 넣고 그릇을 받쳐 두었다. 약 2시간 정도 지나나 정말 크림 치즈같은 패이스트가 만들어졌다. 무엇으로 맛을 낼까 생각하다가 단순하게 가기로 결정하고, 윈도우팜에서 바질을 조금 따고 마늘과 소금을 섞어 스프레드를 만들었다. 그리고 빵을 노릇노릇하게 구워 발랐다. (참고로 크림 치즈는 잠시 냉장고에 넣어 두어 차게 해서 바르면 더 좋다.)
처음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농부는 아주 음흉한 웃음소리를 내고 만다. 여러 곳에서 생산되는 크림 치즈를 맛보았지만, 이렇게 신선하고 고소하며 감칠맛 나는 나의 크림 치즈에 농부가 이성을 잃고 만 결과이다, ㅎ ㅎ ㅎ... 바질, 그녀석은 참 알다가도 모를 아이다. 여길까 의아해 하면서 넣어도 결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거디다 그 풍부한 마늘 풍미도 농부의 미각을 만족시키기에 부족함이 없다.
정신없이 먹다가, '아, 지금이라도 사진을 찍어 관심있는 분들께 보여드리고 꼭 시도해 보시라고 권해야지!' 라는 생각에 디카를 들었을때는 사진에 담기에 조금 민망한 광경이었다. 농부는 아무래도 맛있는 것을 앞에 두고 사진을 먼저 생각하는 그런 전문가가 되기엔 역부족인 듯 하다. 그냥 얼마나 맛있었으면 먹는 게 먼저였을까 하는 너른 마음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 한가지 더 있다. 잠시 밖에 다녀온 후, 나가기 전에 다시 만들어 둔 크림 치즈에 통조림 닭 가슴살을 찍어 먹어 보았다. 역시 사진은 다 먹고 나니 생각났음을 고백한다. 뭐 한두번도 아니니 자책도 사치라는 생각이 든다. 거두절미하고 환상적인 조합이다. 통조림 대신 생 닭가슴살을 사서 그릴이나 팬에 구운 후 찍어 먹으면 좋은 아침이 될 듯하다. 아직 해보지는 않았지만, 큼지막하고 맛있는 감자를 통째로 구운 후 발라 먹어도 'Goooood!' 이라고 확신한다.
친구가 좋아할 멸치 조림은 잘 못해도, 이 크림 치즈로 빵을 발라 민트 티나 콩국을 겸한다면 끊임없이 찬사를 쏟아 낼 친구의 얼굴이 보지 않아도 내 앞에 대면하고 있는 것 같다. 그틈을 놓치지 않고 한마디, '너를 위해 준비했어!' '꽈당!' 이 소리는 닭살돋아 고개 숙이다 머리 찧은 비극적인 소리다. 그래도 굳건히 몸을 곧추세우고 다시 한마디 하는 농부, "행복하고 평안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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