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먹어 말어?

그 어느 철보다 여름만 되면 농부의 집은 두부를 비롯한 콩제품이 상한가를 친다. 하루가 멀다하고 콩국수를 해먹고, 우유를 기피하는 울엄마의 단백질 보충을 위해 하루 두서너번은 두유를 드린다. 또 가끔은 생두부를 참기름 간장에 찍어 먹기도 한다. 참 신기한 것은 가뜩이나 편식이 심한 농부의 어린 시절, 기피 식품중 하나가 바로 그런 콩 식품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몇년간 콩 맛(?)에 눈을 뜬 농부는 콩 예찬론가가 다 되었다.

 

그래서인지 가끔 그와 관련된 기사들을 보면 대충이라도 읽고 넘어가는 편이다. 많은 분들이 이미 귀가 따갑도록 들었던 유방암관련 연구부터 유전자 변이 콩제품에 대한 우려섞인 보고서들에 이르기까지 희비를 오간다. 마트에서 두부를 골라 보신 분들이라면 또 남다른 느낌이 있으실 것이다. 두부 시장이 커서 그런지는 몰라도 언제나 시식코너가 있는 곳이 두부 매장앞이다. 농부가 조심스레 골라보려고 하면 틈을 주지 않는다. 유기농 두부를 들여다 보면 대뜸 "국산 콩"이 아니라고, 그래도 들여다 보고 있으면 "그건 유기농이라도 캐나다 산인데, 위리가 팔고 있는 제품은 호주산이라 더 좋다"고 들이 민다. 또 국산콩 제품을 들여다 보는 날은 또 온갖 다른 요소들을 갖다 들이댄다. 물론 이 모든 상황은 그날 판매원들의 전략에 좌지우지된다는 생각이다. 한 판매 사원은 농부가 그래도 굴하지 않고 들여다 보고 있으면, 물량으로 밀어 부친다. 그렇게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돌아설때면 뭔가 불편하다...

 

많은 논쟁의 중심에 선 식품이지만 우리 생활에 있어 참 중요한 식품이기도 하다. 그러던 차에, 우리의 날카로운 Michelle Schoffro Cook 박사가 어느 정도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 아래 내용은 그녀의 저서 The Life Force Diet  에 실린 것이다. 내용은 조금 딱딱하지만 읽어 내려가다 보면 반가운 단어들이 줄줄이 나온다. 어느새 농부에게도 아주 귀한 맛과 영양을 알게 해 준 우리 식품의 보고들... 된장, 고추장, 청국장... 문득 그녀의 빨간 입술이 유난히 도드라져 보이는 사진이 떠오른다. 그녀는 그 고운 입으로 청국장을 먹어 보기나 했을까?

 

 

오늘날 거의 모든 사람들이 콩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콩이 몸에 얼마나 좋은가와 식물영양소의 엄청난 장점에 대해 떠드느라 정신이 없는 반면, 또 다른 사람은 콩이 몸에 해롭다고 지적한다. 어떤 말을 믿어야 할까? 콩에 관한 내 생각은 콩이 몸에 좋냐, 나쁘냐를 결정하기 전에 몇가지 요소의 경중을 재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인데, 왜냐하면 이는 각기 다른 사람들의 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콩은 수천년동안 아시아인들의 식단에서 중요한 일부분으로 섭취되어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가들은 아시아인들이 실제로 먹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콩제품을 먹는다고 주장하는 등 콩의 역할을 과장하고 있다.

 

최근 수년에 걸쳐, 대기업들이 대규모 식품 제조를 위해 콩작물을 재배하여 수확하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에서, 많은 기업들이 유전자 변형 콩을 사용하고, 인체에 해로운 살충제를 식물에 살포하고, 심지어는 그들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귀중한 산림을 난도질하는 것과 같은 옳지않은 행위를 자행해 왔다. 이런 형태의 행위는 광범위한 지구 파괴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인류의 건강에도 위협을 가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뇌와 신경계를 손상시키는 신경독으로 알려진 독성 살충제의 사용은 인체에 직접 뿌리지 않고 농작물에 뿌렸다할지라도 위험한 행위이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유전자 변형 (GM) 식품의 경우에는 대상 작물이 콩, 밀, 옥수수, 캐놀라(평지유채의 개량 변종의 하나: 역자주), 또는 그 무엇이 되었든지 간에 인간이 섭취시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관성이 증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GM 식품 섭취의 영향에 관한 불충분한 장기간의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매일 다니는 식료품점에서 볼 수 있는 식품들의 75 퍼센트가 유전자적으로 변형된 식품이므로, 나는 우리가 대규모의 통제불가능한 실험에 참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변형 식품 섭취의 영향은 나날이 치솟는 질병 발병율에서도 볼 수 있다. 우리 역사상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질병 통계학상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또다른 요소들도 분명 존재하겠지만,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GM 콩과 콩제품을 포함한 유전자 변형 식품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심장병, 당뇨, 관절염 및 암 발병율에 적어도 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런 문제들은 하찮은 콩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산업 농업 행위와 정부 정책의 문제들이다. 

 

콩과의 이런 애증 관계의 또다른 부분은 높은 식물 에스트로겐 함유량이다. 식물 에스트로겐은 우리 몸의 에스트로겐과 흡사한 천연 식물 호르몬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에스트로겐이 그들의, 특히 에스트로겐이 부족할 수도 있는 폐경기 여성에게 있어서는 호르몬의 균형애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에스트로겐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호르몬의 균형을 깨뜨릴 수도 있다.        

 

그래도 일반적으로, 우리 몸이 과도한 독소와 오염물질과 싸우고 있을 때, 콩 식물 에스트로겐은 좋은 역할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에스트로겐들은 인체내의 에스트로겐 수용(감각)기관 사이트에 붙어서 인체에 해로운 이물 에스트로겐 (xenoestrogens, 종종 환경 호르몬으로도 해석) 이 이 사이트에 결합하려는 것을 막아 준다. 이물 에스트로겐은 각종 식품, 플라스틱 물질, 그리고 여러 가정용품에서 발견되는 화학 에스트로겐 유사물질로 심각한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스페놀 A (BPA) 와 이 물질이 플라스틱 제조, 물, 음료수병 등 각종 소비자 제품에 만연해 있다는 걱정스런 내용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BPA 는 우리가 노출되어 있는 해로운 이물 에스트로겐중의 한가지 형태일 뿐이다.

 

플라스틱과 기타 다른 소스에서 발견되는 대부분의 이물 에스트로겐은 인체의 에스트로겐보다 대략 100배정도 강력하다. 콩에서 발견되는 천연 에스트로겐은 굉장히 순하고 이물 에스트로겐보다 인체의 에스트겐에 가깝다. 많은 사람들에 있어, 콩에서 발견되는 식물 에스트로겐의 섭취는 이물 에스트로겐의 체내 결합을 막아줄뿐만 아니라 호르몬 균형을 맞추는 데도 도움을 주므로 이로울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식물 에스트로겐양은 이미 체내 에스트론치가 높은 사람들에게는 너무 많을 수도 있다.

 

갑상선 기능 저하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콩 섭취량을 제한해야할 필요가 있는데, 콩에는 체내에서 갑상선 호르몬의 생산과/이나 방출을 늦출 수 있는 일명 갑선선종 유발 물질 (goitrogen) 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갑상선 기능 부전증(hypothyroidism) 이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하루 유기농 두유 1컵 정도가 호르몬 생산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지 않는 선이다. 그러나 콩제품을 먹는데 불안을 느낀다면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최선이다. 발효 콩제품은 소화하기 제일 쉽고 먹기도 가장 좋다.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아시아 식단에는 비발효 형태의 콩보다는 미소(miso, 일본식 된장) 과 같은 발효 콩제품이 더 많이 들어 있다. 이런 발효 콩식품의 예로는 타마리 (tamari), 발효 두부, 나또 (natto), 템페 (tempeh), 청국장, 춘장, 된장, 두반장, 고추장 등이 있다. 이런 발효 콩제품 대부분에는 우리 몸을 질병으로부터 보호해줄 수 있는 효소와 각종 귀중한 영양소가 들어 있다.

 

콩을 먹기로 했다면, 유전자 변형이 되지 않고, 살충제를 뿌리지 않았으며 적절한 방법으로 수확한 유기농 콩만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다. 물론 설탕, 인공 감미료, 또는 기타 첨가물이 들어 있지 않은 제품이어야 한다.  

 

위의 서로 상충되는 문제점들에 관해 어떤 입장을 가졌든지간에, "어떤 사람들에게는 약이 되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다" 라는 오래된 격언을 기억하는게 현명한 것처럼 보인다. 콩은 어떤 사람들에겐 이로운 식품이지만, 다른 이들에겐 해로운 것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