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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Cares? "We Do Care!"/Something Wrong

‘국내시판 천연 비누’에 관한 기사를 읽고...

디돌 2018. 8. 16. 15:48

’국내시판 천연 비누’에 관한 기사를 읽고...

 

점심 후 우연히 기사 제목에 ‘천연 비누’라는 용어가 떠서 읽어 보았습니다. 관련 기사 링크는 https://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421&aid=0003537125&date=20180816&type=1&rankingSectionId=101&rankingSeq=1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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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기사의 제목은 <국내 시판 ‘천연 비누’ 무늬만 천연, 소비자원 “함량미달”> 입니다. 기사 내용중 특히 눈길을 끈 부분은 6개 업체는 기존 비누베이스(제품의 60~90% 차지)에 일부 천연성분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제조하고 있었으나 비누베이스 성분에 대해서는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나머지 16개 업체는 자료가 불충분하거나 회신하지 않았다.” 로 시중의 천연 비누, 특히 수제 (핸드메이드) 비누에 대한 문제점을 극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직접 비누를 만들어 사용하고 판매까지하면서 국내의 천연비누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팽배해져 있는지 놀라울 정도입니다. 물론 단시간에 새로운 것을 빨리 습득하고 복사해내는 문화가 일조를 한 것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천연 수제 비누의 광풍이 불던때는 많은 분들이 비누 클래스를 열거나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체험 수업의 일환으로도 널리 인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대부분이 MP (Melting & Pour) 비누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위에서 발췌 인용한 비누가 바로 이에 해당하는 MP 비누 입니다.  어떤 일이든 장단점이 공존함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MP 비누의 장점을 크게 보면,- 비누 베이스 (soap base) 라는 것을 사용하므로 위험한 가성 소다, 각종 천연 오일을 구매하여 직접 반응 시킬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비누 베이스와 예를 들면 어성초 등 원하는 첨가물만 구비하면 됩니다. - 위 장점으로 인한 시간과 원가 절감이 큽니다. - 이미 비누화 (saponification) 가 이뤄진 비누 베이스를 사용하므로, 적당량을 잘라 전자 레인지 등에서 녹여 비누를 만든 후 24시간 내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 가성소다 반응시 발생하는 고온의 문제점이 없으므로 다양한 색상과 정교한 몰드를 이용한 모양의 비누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반면, MP 비누의 단점은, 

- 엄격히 말하자면 비누 베이스는 해당 공장에서 대량생산되어 유통, 판매되는 공산품입니다. 그러므로 비누의 60 - 90 % 를 차지하는 비누 베이스의 성분과 품질이 비누의 품질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천연 수제비누가 천연 식물성 오일만을 원료로 사용한다고 믿는 소비자에게 있어 우지 (소기름, tallow) 를 원료로 하여 만든 비누 베이스 제품은, 특히 그 성분을 적시하지 않은 경우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물론 비누 베이스 생산자와 비누 제조자의 양심에 따라 적절한 고지가 이뤄진다면 선택은 소비자의 몫입니다. 그러나 어떤 연유에서인지 비누 베이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중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또 성분을 고지한다 하여도 제조 단가 등을 이유로 정직하지 못한 경우, 그 누구도 비누 베이스의 성분과 품질을 확신할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 부분이 바로 위 기사가 문제삼은 부분입니다. - 비누 베이스의 성분 구성 비율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베이스 제조에 5가지 성분이 들어갈 경우 각 성분이 함유되는 비율에 따라 다양한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충분한 실험과 분석을 통한 최적비가 아닐 경우, 비누가 너무 무르거나 딱딱하여 부서지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수제 비누가 몇번의 사용만으로도 젤라틴처럼 흐물흐물하여서 사용하기 힘든 경우가 좋은 예입니다. 또 어떤 분들은 무조건 보습에 좋다고 비누 제조시 글리세린을 더 넣는 경우도 볼 수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비누 만드는 분조차 본인이 만드는 비누의 좋은 점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비누 베이스의 문제를 생각지 않고 유행에 따른 천연 성분을 듬뿍 넣는다고 좋은 비누가 될 수 없습니다. 어떤 물질은 피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흡수여부조차 보증할 수 없는 물질이 대다수 입니다. 

어느 곳이든 비슷하겠지만 유난히 유행에 민감하고 빠른 곳에서는 묵묵히 제대로 해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힘들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항상 빠르게 앞서가고 움직인 사람들은 그들 나름의 목적을 달성하고 또 다른 곳으로 움직이지만, 그들로 인한 부정적인 것들은 여전히 그 분야에서 제대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몫으로 남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수제 (핸드메이드) 와 장인 정신, 이는 절대로 순간을 치고 달아나는 것들과 타협할 수 없는 것임을 인정하는 곳에서 제대로 꽃필 수있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드는 오후 입니다. 
참고: 본 블로그 글 중 2013년 1월 21일에 쓴 ‘비누에 관한 팩트 (Soap Facts)’ 라고 쓴 글이 있어 읽어 보았습니다. 1, 2 로 두 편이 있는데 지금 읽으니 제 초보때가 생각납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