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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h’s Daily Bliss

핸드 프린팅(Printing by Hand)한 커튼 본문

Who Cares? "We Do Care!"/Handmade

핸드 프린팅(Printing by Hand)한 커튼

디돌 2013. 2. 4. 18:45

오늘 같은 날엔 오후의 볕이 너무 좋아 집안 깊숙한 곳까지 오랫 동안 빛이 머문다. 거실의 통유리에는 있는 커튼을 걸어 대충 막았는데 제일 애매한 곳이 바로 거실과 베란다를 잇는 출입문이다. 성격 급한 식구들을 핑계로 휑하게 둔 채로 1년 넘게 그대로 두었는데, 지난 12월 갑자기 집안이 썰렁하게 느껴졌다. 

 

그냥 방치해둔 각종 천을 이것저것 대어 본다. 그런데 딱히 맘에 드는 모습이 나오지 않는다. 고육지책으로 길이가 어정쩡하게 짧은 무명이 그나마 편하게 보여 날림으로 달아 둔다. 심플한것은 좋은데 너무 생동감이 없어 보인다. 그러던 중, 책장을 정리하다 눈에 들어 오는 영문판 책이 있다. 몇년전 탐을 내며 구입해 둔 'Printing by Hand'라는 책이었다. 

 

필요에따라 더욱 용감해 지는 농부는 책을 대충 훓어 보고, 무명 천에다 예쁜 무늬와 더불어 집 지키는 충성스런 아이들을 두마리나 그려 넣었다. 우리 집 복돼지는 잠퉁이가 되어 집지키는 일과는 거리가 먼 지라 새로운 아이들을 고용했는데 결과는 두고 볼 일이다...

 

처음 해 본 일이지만 나름 흡족해 하고 있는 농부이다. 당분간은 이 재미에 푹 빠져 집안 곳곳에 알록달록한 천 조각이 나부낄 것 같다. 날마저 따스해지는 봄날이 오면 집안의 칙칙하고 두꺼운 커튼들을 걷어 내고 조금은 투박하지만 자연에 가까운 무명천 천지를 만들 생각이다. 지금은 기본 몇가지 색만 활용하다 보니 세련미가 조금 떨어지지만, 기회를 봐서 몇가지 색만 더 보충한다면 농부표 수제 커튼이 나름 매력적으로 자리 잡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새 단장을 마치면 소중한 친구들을 불러 모아 함께 차를 마시고 싶다. 거실에서 자라는 실한 허브들을 수확하고 그동안 침착하게 기다려온 예쁜 찻잔을 꺼내 기쁨을 담고 싶다. 생각만으로도 행복함이 밀려드는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