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rah’s Daily Bliss

우리가 함께 꿈꾸는 그 곳, 카페 드림 (Cafe Dream) 본문

Who Cares? "We Do Care!"/Windowfarms

우리가 함께 꿈꾸는 그 곳, 카페 드림 (Cafe Dream)

디돌 2012. 2. 2. 00:31

소중한 마음만큼이나 조금씩 조금씩 내 보이려는 심리일까, 아님 딱히 어떻게 소개해야 하나 하는 머뭇거림때문일까 꼭 숨바꼭질 하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지인들을 한분씩 한분씩 초대해 보여드리고 있다.

이미 서너번 관련 글과 사진을 올렸는데, 미흡한 정보로 많은 분들이 그 정체(?)를 궁금해 하실 것 같다. 마침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 파티의 사진도 받고 해서 나름 정확하게 소개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윈도우팜에 한창 정신을 쏟고 있던 지난 여름, 여러 사람들의 마음이 합해졌다. 거창하게는 아니더라도 친환경과 재활용, 그리고 이웃과 나누며 사는 삶이라는 구심점이 생겼다. 그러던 중, 행정자치부의 '마을기업' 지원 사업을 접하게 되었고, 부산 동구에 위치한 YMCA 와 함께 "창가의 농부"라는 이름으로 지원을 하였는데 아주 좋은 결과로 선정되었다. 참고로 마을기업이란 특정 지역에 소재를 둔 단체 (법인) 이 그 지역에 기반을 두고 지역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사업을 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선정되고 난후, 동구라는 지역에 대해 다양한 각도로 리서치를 많이 했고 그 지역에 문외한인지라 더운 여름 많이도 걸어 다니며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몇달을 보내면서,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사업을 직접 보여주고 교육도 하며, 그곳에서 직접 재배한 허브로 차와 간단한 스낵도 겸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또 지역 구석구석을 살폈다. 소위 산복도로를 위주로 주거지가 형성된 곳이라 무어라 표햔하기가 조심스러울 정도로 옛날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노인 인구로 구성된 가구가 대다수를 이루며, 아직까지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곳이라는 말이 그 지역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도 하다. 

여러 장소를 물망에 두고 대화를 나누다가 실망도 하고 그러기를 몇번 아주 우연찮게 초량의 중심, 초량 육거리의 한 중심에 위치한 3층 건물을 발견하였고 맘씨 좋고 멋쟁이로 보이는 내과 원장님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아주 오래되고 찾기도 좋은 건물의 3층에 발을 디뎠다. 그리고 겨우 임대와 인테리어 비용 정도만 가지고 일을 벌리고 만다. 거리낄 것 없이 모든 분야에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조각가 한명의 영도(?) 아래 우리는 노동을 시작한다. 넉넉히 한달이면 되겠지하던 공사는 거의 두달 반이 넘게 걸렸다. 그렇게 부랴부랴 11월 22일 관련 기관들이 모여 오프닝을 하였지만, 그 후로도 마무리 작업을 하고 나니 크리스마스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젊은 미술가들의 단체인 '아코아(Acoa)' 에서 전시를 준비해 주었고, 직장인 들로 구성된 그룹 '풀은 푸르다', 그리고 이에 맞서는 무서운 제초제명을 필두로 한 '그라목손(Gramoxone)', 이들의 불꽃튀는 경쟁에서 한발 물러난 듯한 그러면서도 아름다은 두 팀까지 참 아름답고 행복한 날이었단다. 농부는 불행히도 이날도 함께 할 수 없었지만, 사진을 보면서 그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이제 새로운 한해를 맞는 Cafe Dream 이다. 지난 연말 다양한 단체 모임과 사람들로 북적거렸는데 지금은 조금 조용한가 보다. 농부는 마침 어제 한 지역의 초등학교 교사가 윈도우팜에 대해 알고 싶다고 하셔서 그분을 초대하여 만나고 왔다. 일가족이 다 오셨는데, 농부의 시간이 아깝지 않게 만드는 관심과 열의를 가지고 계셨다. 그런 분을, 정확히 그런 교육자들의 관심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엄청난 우리의 노동력을 쏟아 부으면서 우리의 꿈도 심었다. 부산 동구의 가장 번화가, 부산역에서 10분도 안걸리는 위치, 선거라도 있으면 아침 이른시간부터 저녁까지 온갖 정치 유세가 행해지는 곳, 그렇지만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다듬어지 않은 오래된 건물과 각종 간판에 눈 둘 곳을 모르겠는, 그 번화가의 중심에 있는 건물인데도 도시가스가 들어 오지 않는 그곳, 그곳에 우리가 꿈을 가지고 시작한 Cafe Dream 이 있다. 

혹 부산에 계신 분들이라면 초량 육거리의 '파리 바게뜨' 나 '홍준표 내과' 를 찍으면 된다. 1층은 파리바게뜨와 홍준표 내과, 2층은 치과, 그리고 3층까지만 종종 올라오시면 윈도우팜에서 허브가 자라고 있으며 그 허브로 만든 유기농 음료와 착한 가격의 커피 종류도 마시며 쉬어 갈 수 있는 Cafe Dream 이 두팔 벌려 맞는다. 혹 타도시에 계신 분들께서 부산에 오실 일이 있으시면 부산역에서 바로 코앞이니 차한잔의 여유 정도 있는 일정이면 좋겠다. 그리고 윈도우팜 제작이나 관련 논의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따로 준비되어 있으니 많은 분들이 즐겨 찾아 주시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직은 부족한 면, 특히 오래되고 낡은 건물이지만 높은 천장 덕에 조금 추울 수도 있겠지만, 그곳만이 줄 수 있는 따뜻함이 있다. 아직 아무런 홍보도 하지 않아 정작 그 지역 분들은 발걸음을 하지 않으신다. 우리의 꿈은 그 지역의 경제적으로 조금 부족한 분들과 함께 일도 나누고자 하는 생각으로 봄을 기다리고 있다. 뉴욕의 내 친구들이 윈도우팜을 통해 나누듯이 우리도 그런 미래를 꿈꾼다. 

농부는 자주 가지 못하지만, 많은 분들이 그곳에서 함께 미래를 꿈꾸고 희망을 소재로 대화할 수 있기를 아주 많이 소망한다. 또 그곳에서는 다양한 재능 기부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으니, 혹 참여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언제나 열려 있는 문으로 걸어 들어 오시기만 하면 된다. 농부는 부족하지만 영어로 조금 보탤까 하는 생각이고, 우리를 이끌고 대공사를 했던 조각가는 또 그 분야로 보탠다고 한다. 내일 우리는 그렇게 모여 또 한 발 앞으로 나아갈 생각이다. 요즘은 이런저런 생각으로 불면에 시달리는 농부지만, 그래도 행복하기만 한 날들이다. 그래서 참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