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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s Who?/Dogs

Good by my dear friend, Jindo...

디돌 2012. 2. 19. 21:40

한창 추웠던 지난해 12월 어느날 슬며시 나타난 아이, 그 아이 이름은 진도이다. 자기 집 마당보다 우리 집 마당에서 시간보내길 좋아하는 아이, 눈을 마주치고 얘기하면 한없이 좋아하던 아이,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많은 사랑과 기쁨을 주었던 그 아이가 오늘 우리곁을 떠났다.

이사온지 이제 두달이 되어가는데 내게는 그 시간들이 2년은 넘은 것처럼 느껴지고, 그러면서도 더 함께 하지 못한 시간들이 너무나 아프게 와닿는다. 그 아이의 버거워하는 모습에 언제나 마음 졸였지만 이렇게 따뜻한 봄 같은 일요일 아침, 엄마와 아빠가 함께 하는 시간에 떠난 그 아이가 그새 보고 싶다.

온종일 함께 하면서 '그동안 행복했던 시간들에 감사하고, 평안하게 보내자'고 그렇게 위로하면서도 마음놓고 울 수 없는 농부의 마음은 터질 것만 같았다. 몸무게가 빠져 뼈만 앙상하고 거친 숨을 쉬어대면서도 그렇게 의연하던 아이가 이제는 편해졌겠지 생각하면서도 많이 그립다.

며칠전 병원가기전 우리집 마당에 앉아 있는 그 아이의 사진을 찍었다. 너무 말라서 다음에 살 좀 찌면 사진 많이 찍어 주어야지 하면서도 그날은 얼른 디카를 가지고 나와 찍었다. 너무 의연하고 사랑스런 모습이다. 

진도야!
사실 우리는 아직도 너를 보낼 수가 없구나. 그렇지만 네가 그렇게 사랑하는 엄마, 아빠를 위해 나는 참아 볼께. 너도 가족과 함께 했던 10여년의 세월, 그리고 마지막 우리와 함께 했던 이 짧은 시간들을 기쁨으로 기억하길 바란다. 앞으로도 당분간 너를 품에 안고 때론 격렬하게, 때론 소리 죽여 울 우리를 이해해 주렴. 우리에게 사랑이란 아직 못다한 것들에 대한 삶이 더 크게, 아프게 와닿기 때문이란다. 어느 순간 우리가 눈물없이 네 이름을 다시 부르게 된다면, 그땐 우리가 너를 잊은 것이 아니라 네가 우리에게 주었던 그 온전한 사랑에 감사하기 시작한 때라고 생각해 주렴. 많이 많이 사랑한다, 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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