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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소의 보고인 민들레 (Dandelions) 본문
얼마 전부터 공원이나 길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식물이 있다면 바로 민들레이다. 작지만 아주 선명한 노란 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지난 주 어느날, 바닷가를 걸어 가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예쁜 노란색 꽃이 내 눈을 사로 잡았다. 맘 속으로 저 애들을 잡으러 하루 날잡아야 되겠다 하며 걷고 있는데, 그 길 어느 쯤에선가 50대 아주머니가 열심히 민들레를 뿌리째 캐고 계셨다. 어찌 열심히 잘 캐시는지 놀라움반 걱정반의 맘이 들었다. '민들레 좋은 것과 레서피를 많이 알고 계시나 보다' 와, '아니 저런 속도라면 이곳의 모든 민들레가 거덜나겠는 걸'하는 좀 유아틱한 마음들이었다.
그런데 어제 종일 내린 비를 뚫고 몇차례의 미팅을 하는데 갑자기 또 민들레 생각이 났다. 주말에 팔 걷어 부치고 민들레 찾으러 근처 공원에 가려고 했는데, 계속 비가 내리니 덜컥 걱정이 들었다. 방사능 비에 대한 민관의 생각(?)이 극명하게 다른데, 뭐 어느 정도의 방사능량이 포함된다는 식의 정량적 걱정보다, 어쨌든 산성비 보다 더한 방사능 비가 내리면 내 민들레들은 어쩐다 말인가? 더한 걱정이 많으신 분들에겐 죄송한 맘도 들었지만, 암튼 어제 그 바쁜 와중에 종일 내 머리를 떠나지 않고 괴롭힌 놈이 있다면 바로 '민들레, 그놈'이었다.
오늘 오전 집을 나설 때는 왠지 민들레에 대한 생각이 눈꼽만큼도 들지 않았는데, 일부러 걸어 가려고 나선 곳곳에서 민들레가 나를 반기고 있는게 아닌가? 참 얄궂기도 하지, 너는 도대체 그 어여쁜 모습으로 어찌 이리도 내 맘을 흔들어 놓는지 갑자기 '작은 악마'라는 별명을 붙이고 말았다, 그 작고 어여쁜 아이들에게...
올해는 언제가 초봄인지 감을 못잡고 있는 나에 비해, Melissa Breyer 는 나름 이른 봄이라 생각하는 3월에 아래의 글을 올렸다. 그녀는이미 민들레 잎을 많이도 따서 민들레 크림 스프와 시럽도 만들어 먹었을 텐데, 나는 아직 손도 못대고 있다. 여기에서도 프로와 아마의 차이가 극명히 드러난다. 내년쯤 되던 이 서툰 농부의 삶도 조금 level up 되려나? 암튼 내일은 어찌됐든 민들레의 날로 정하고, 나름 안정성을 고려한 민들레 채집에 나서 봐야 될 것 같다.
민들레만큼 미국에서 천대받는 야채도 없을 것이다. 민들레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맛있는 야채로 여겨져 즐겨 섭취하는 식품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약용 목적으로도 사용되어 왔다. 미국에서는 종종 귀찮은 잡초로 여겨져 뽑히거나 제초제로 말살되기도 한다.
다행히도, 민들레는 이곳 미국에도 작지만 아주 충실한 핵심 팬들을 가지고 있다. 오래전부터 민들레를 먹어 온 사람들, 그린 마켓 애호가들, 그리고 야생 식물 채집과 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민들레에 반하고 있다. 왜냐하면 민들레는 맛이 좋고 건강에도 엄청 좋은 야채이기 때문이다.
영양학적으로 볼 때, 민들레 잎과 뿌리는 비타민, 미네랄, 노화 방지 물질의 보고이다. 이는 섭취할 수 있는 야채중 가장 영양이 풍부한 것들중 하나이다. 이렇게 영양 덩어리인 동시에, 약용 특성도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다. 민들레에는 칼륨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강력한 이뇨제의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혈액의 독성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어 간에도 좋다. 또한 민들레는 아주 오랫동안 소화 불량, 관절염 및 습진 등을 치료하는데 사용되어 왔다.
민들레 잎은 쓴 맛으로 유명하지만, 그 쓴맛이 아루굴라에서 느낄 수 있는 아주 향긋한 향과 조화를 이루어 훌륭한 맛을 낸다. 다 자란 민들레 잎은 상당히 쓴 맛이 강하지만, 살짝 데치면 그 쓴맛이 덜해 진다.
민들레를 수확하기 좋은 때는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하여 꽃이 피기 전인 이른 봄이다. 그리고 서리가 내리고 난 늦가을에는 쓴맛이 많이 없어진 후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수확할 수 있다. 비옥하고 습한 토양에서 자라고 있는 어린 민들레를 찾을 때, (오염 물질이 축적되어 있을 수 있으니) 도로 주변이나 제초제를 뿌린 지역에서 채집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른 봄, 밖에 나가 민들레의 크라운을 찾아 보라. 이는 직근 바로 위에 새로 난 새싹 더미로, 이 식물의 가장 부드럽고 달콤한 부분이다.
어린 민들레 잎은 부드럽고 맛있어서 샐러드나 샌드위치에 날 것으로 넣어 먹어도 좋다. 꽃이 핀 민들레 잎을 사용할 경우, 물에 담가 두어서 쓴 맛을 뺀 후 사용할 수 있다; 쓴 물을 버리고, 다시 물에 담가 쓴 맛을 빼낸다. 이럴 경우 상당량의 비타민이 손실되겠지만, 여전히 몸에 유익한 영양소가 많이 남아있다. 다른 채소들과 마찬가지로 민들레 잎을 살짝 튀기거나 쪄서 사용해도 된다. 민들레 뿌리를 갈아서 커피 대용으로 사용해도 되고, 민들레 꽃은 요리나 장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 참고: 재배하기 가장 좋은 약용 허브 5가지
민들레 크림 스프 (creme de pissenlits)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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