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rah’s Daily Bl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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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Cares? "We Do Care!"/Windowfarms

언제쯤 진짜 농부가 될런지?

디돌 2012. 3. 19. 23:25

봄에 무척이나 바빠진 걸 보면 농부가 다 되어가고 있나 보다. 그래도 새벽부터 들로 나서는 진짜(?) 농부들에 비하면 조금은 사이비스럽다. 아침에 잠에서 깨려면 세상의 그 어떤 유혹보다도 강한 늦잠의 달콤함에 온갖 당위성을 갖다 붙이느라 10여분은 족히 꾸물거린다. 반면 눈을 뜨고 움직이는 순간부터 새벽녘에 잠드는 순간까지 정말 차 한잔을 즐길 여유도 별로 없다.

이런저런 작업 사이에 거울을 통해 보는 농부의 모습은 전위예술가의 모습을 하고 있다. 차갑게 식은 커피잔을 들고 움직이며 냉수 마시듯 벌컥벌컥 들이킨다. 무언가를 먹거나 마실때는 꼭 편안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야 하던 농부였는데 변해도 너무 변해가고 있다. 그래도 하루가 짧다.

아침을 일찍 열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겠다는 단순한 해결책을 알면서도 다음날엔 여지없이 무너진다. 그런 농부를 비웃기라도 하듯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하는 의지가 강한 사람들을 보면서 속으로 '나는 아침형 인간이 아닌 걸. 처칠도 거의 정오나 되서 일어나 침대에서 업무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라며 합리화를 시킨다. 그러면서도 소위 아침형 사람들, 아니 강한 의지로 똘똘 뭉친 사람들이 마냥 부러운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오늘 밤도 농부는 또 되풀이 되는 다짐을 해 본다: "내일은 꼭 아침 산책에 끼어야지..." 

이런 농부의 부족함과 상관없이 집과 카페 드림의 고운 아이들은 부지런히들 성장하고 있다. 지난주 카페에 들렀을때 디카에 간신히 두장 찍힌 윈도우팜 아이들을 올려 본다. 이래저래 맘에 드는 사진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아이들의 모습은 싱그럽고 풍성하다. 이번 수요일에는 타임을 조금 수확해 주어야겠다. 

화장수를 만들거나 잘 말려서 수프만들때 넣으면 그만이다. 농부는 특히 타임의 향을 좋아한다. 너무 가볍지도 않으면서 마음을 평안하게 만들어 준다. 세안 후, 타임 화장수로 얼굴을 톡톡 두드리다보면 그 어떤 세상의 소란함도 그저 멀리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왜 이제야 알았을까?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그 놀라운 선물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