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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더 소다수 (Lavender Soda) 만들기 본문

Herbs & Recipes/Food Recipes

라벤더 소다수 (Lavender Soda) 만들기

디돌 2012. 8. 17. 20:12

물가에 무관심한 편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매번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도 아닌 농부이다. 그런데 요즘엔 그렇지가 못하다. 잰 걸음으로 다니다가 간신히 마트에 들러 이것저것 사려고 하는 날엔 어김없이 한숨이 나온다. 돈의 가치가 너무 없다는 생각밖엔 드는 것이 없다. 예전엔 그래도 만원짜리 한장이면 쓸모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 그 지폐는 그렇게 파워가 없다. 농부만의 생각일까?

 

가뜩이나 복잡한 농부의 머리를 드디어 한대 날리는 경제 뉴스가 떴다. 아메리카노 한잔, 그것도 가장 작은 사이즈가 3,800 원 하는 것도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데 '그동안의 물가 상승에도 억제했던 터라 본사와 가맹점의 부담이 너무 커서 차 종류를 제외한 모든 음료 가격을 5.9 퍼센트 인상한다"는 내용으로, 일명 투섬이라는 브랜드에서 먼저 총대를 맨다. 드디어 아메리카노 한잔이 4,000 원대를 돌파하는 시점이다. 그 뉴스 이전에도 거리에서 사이좋게 빅 브랜드들의 커피 (물론 아메리카노는 거의 볼 수 없고 온갖 것들을 섞어 그 가격이 한끼 밥값을 우습게 만드는) 를 사이좋게, 그것도 큰 사이즈를 하나씩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돈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사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또 농부의 편협한 마음에 의아심이 드는 것이 하나 더 있다. 세상에 눈만 뜨면 여성들의 다이어트에 목숨건 대한민국을 접하는데, 그렇게 고칼로리의 음료를 끊임없이 들고 다니는 몸집이 조금 나가는 분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저런 것만 안 마셔도 건강에 도움이 될텐데..." 하는 조바심이 난다.

 

이런저런 상념에 조금 피곤한 여름 저녁이다. 항상 여름을 최악의 계절로 꼽는 농부지만, 그 와중에도 참 사랑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어스름하게 서늘함이 다가오는 이시간의 산책이다. 그래서 농부는 한창 공부해야 할 시기에도 국내외를 막론하고, 그런 여름 저녁때만 되면 몽유병 환자처럼 온갖 장소를 휘휘젓고 다녔던 기억이 무궁무진하다. 맘에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한없이 걷다가, 또 목이 마르면 시원한 아이스티를 마셔댄다. 그렇게 커피를 좋아하면서도 아이스커피는 손이 가지 않는다. 그런데 요즘엔 오히려 그런 재미가 없다???

 

쓸모없이 투덜대는 것도 민망하여 즐겨 찾는 가든 웹사이트를 방문한다. 그곳을 또 휘적휘적 거닐다보니 Maria Aufmuth 의 기막힌 소다수 레서피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언제 그렇게 요란스럽게 폭풍우가 있었나 싶게, 또 그 후엔 기온이 조금 내려간다는 예보가 있었나 싶게 세상은 다시 몸서리치게 뜨거움을 안고 있다. 그래도 라벤더 소다수를 한 피처 가득 만들어 옆에 두고 책을 벗할 수 있는 주말 풍경이라면 그 모든 것이 용서될 법도 하다. 라벤더... 그 아이는 농부로 하여금 늘 프로방스를 꿈꾸게 하는 대상이다.....

 

라벤더는 완벽한 식물중 하나이다. 고유의 향이 있으며 아름답다. 꿀벌과 벌새들의 사랑을 받는다. 가뭄에도 잘 견디고, 그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점은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는 이번 레서피에서는 마실 수 있다.

매년 여름이 되면 나는 라벤더를 한 (또는 두) 웅큼 따서 라벤더 꽃 소다수를 만든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소다수의 대부분은 매우 달고 인공 첨가물이 많이 들어가 있음을 발견했다. 집 정원에서 직접 키운 제철 꽃과 과일로 만드는 일이 쉬워서 다행이다.

 

1. 먼저, 라벤더 꽃을 다섯 내지 6송이 정도를 수확한다. 이때 잎도 조금 붙은 가지로 수 센티미터 정도 길이로 자른다.

2. 그 다음에는 간단한 시럽을 만든다. 물 2컵에 꿀 1/2 컵을 넣고 끓인다. (대부분의 레서피에서는 물 1컵에 설탕 1컵의 비율을 선호하지만, 내 경우에는 너므 달아 설탕맛만 나는 것 같다.) 맛을 보고, 더 달달한 것을 원한다면 꿀을 더 넣는다.

 

3. 만든 시럽에 라벤더 꽃을 넣고 불을 끈다. 그렇게 10 - 20 분 정도 담가둔다. 이때 담가두는 시간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시럽에 꽃향기가 진하게 나게 하려면 오래 담가두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짧은 시간동안만 담가둔다.

 

 

4. 유리잔에 시럽을 3 - 5 cm 정도 붓고, 여기에 얼음과 소다수 (탄산수), 그리고 레몬즙을 넉넉히 짜 넣는다. 자 이제 편안한 의자에 앉아서 당신의 정원에서 난 자연의 맛을 즐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