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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h’s Daily Bliss

우리 가운데 있는 천사들 - 거리에서 만난 남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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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운데 있는 천사들 - 거리에서 만난 남자

디돌 2011. 7. 16. 21:24

어릴적부터 멋모르고 줄기차게 읽어 댔던 그 많은 톨스톨이와 도스토예프스키의 글들을 읽은 사람치고는 너무나도 폐쇄적이고 좁은 사고를 하고 있는 농부이다. 

그 많은 훌륭한 장편들 속에서, 언제나 내 입과 마음에서 떠나지 않으며 시간이 갈수록 그 의미를 경험으로 알아가게 되는 아주 짧은 글이 있는데 바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다. 

해피엔딩 (?) 임에도 불구하고 초등학생의 눈에 비친 신은 참 야박하고 냉정한 분이었다. 말그대로 천사의 마음을 가진 미하일 천사가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그런데 점차 성장해 가면서, 남들에 비하면 그리 큰 고난도 아닌 고난을 겪으면서 그 글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너무 마음 아픈 상황이나 슬픈 사연을 접할때마다, 나는 그 추운 러시아의 농촌 들판으로 쫓겨나기 전의 미하일이 되곤 했다.
 
너무나도 절박한 상황에 눈감는 것 같은 신을 이해할수도 용서할수도 없을듯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어느 시점에서 돌아 보면, 막다른 골목밖에 없을 듯한 상황이 새로운 터전으로,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발견하곤 한다. 

Erica Sofrina 가 올린 글을 읽으면서, 그리고 아래의 사진을 보면서 나의 미하일을 대하는 듯하여 마음이 찡하다. 다들 정신없이 달려온 한주, 그 끝에서 또 다른 한 날을 시작하기 전 휴식의 시간이다. 우리의 영원한 천재, 톨스토이가 던지는 세가지의 질문, 즉 '사람의 마음 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에 우리는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다" Elie Wiesel

어느날 저녁, 그 어떤 감흥이나 감동도 주지 않은 과장된 공연에 실망한 채로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극장을 나서고 있었다. 엄청난 비용을 들인 공연이 그렇게 무미건조할 수 있다는 것에 매우 의아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는 오페라를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인데, 그날은 형편없는 공연에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종종 걸음으로 자신들의 차로 가고 있는 잘 차려입은 사람들 틈에서, 그들보다 먼저 빠져 나갈 수 있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신호등에 걸려 사람들과 함께 기디라고 있는데, 노숙자로 보이는 한 남자가 다가와 사람들에게 작업을 걸기 시작했다. 그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 마르고도 강인한 사람으로 서커스 호객군처럼 우리에게 작업을 거는 전문적인 거리의 사기꾼처럼 보였다. 그는 돈을 주면 우리를 위해 노래를 부르겠다고 말했다.   

그 불편한 상황은 내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 능수능란한 거리의 남자는 신호등에 걸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이 부유한 사람들을 붙잡고 있다는 것에 쾌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그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그가 눈 앞에 없는 사람인양 피하느라고 어색해 했다.

그와 눈이 마주치는 것을 피하는 대신, 나는 그를 정면으로 바라 보면서 그의 노래를 듣고 싶다고 말하며 그의 모자애 20 달러를 넣었다. 그때 신호가 바뀌었고 예민해진 사람들은 서둘러 건너가 버렸다. 결국 그와 함께 남은 사람은 나 혼자였다. 그는 마치 방심하여 누군가에게 잡힌 것처럼 보였다; 그가 우리의 발걸음을 재촉할 거라고 확신했는데, 반대로 선불을 받고 노래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는 분명 그가 마주치는 일상이 아닌듯 하였다.   

그 다음에 일어난 일은 수잔 보일의 순간이었다. 그는 그 자리에 선채로 눈을 감고, 매우 경이롭고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로 우리 모두를 얼어 붇게 만들었다. 깜짝 놀란 우리는 그의 노래에 매료되었다. 그의 목소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놀라웠을 뿐만 아니라, 그의 공연은 너무나도 순수하고 맑아서 우리를 그의 세계로 이끄는 것처럼 보였다. 텁수룩한 거리의 남자가 뿜어내는 이 거대한 음성에 가던 길을 멈추고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의 노래가 끝났을때, 그곳에는 그의 노래에 취한 사람들의 침묵만이 있었다. 그 어떤 사람도 거리에서 그렇게 놀랄만한 공연을 볼 수 있었던 사람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눈을 뜬 그는 모여든 사람들을 보고 매우 놀란 듯 보였다. 그는 매우 소심하게 모자를 내밀었고 그의 노력은 보상을 받았다.  

나는 좀 더 그자리에 남아서, 내가 그의 노래에 얼마나 감동했는지 그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나는 그의 이름과, 어떻게 해서 그리 놀라운 목소리를 갖게 되었는지에 대해 물어 보았다. 그의 이름은 Matthew 이고, 아주 오래 전에 그가 다니던 교회 합창단의 리드 싱어였다고 말했다. 이제 그의 태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그 뻔뻔했던 거리의 남자는 부끄러움을 탈뿐만 아니라 상냥한 사람으로 변화되어 있었다. 우리가 그와 그의 삶에 대해 관심을 보이자 약간 위축되어 보이기도 했다.
 
그는 자신도 과거에는 어떤 곳에서 그 누군가의 삶을 살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그의 삶이 궤도를 이탈하여 지금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지금과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그의 모습에 자신도 당황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도 한때는 가수였고 그동안 굉장한 목소리를 많이 들어 왔지만, 그의 목소리는 아주 뛰어날뿐만 아니라 남들이 가지지 못한 귀한 재능을 가졌으니 계속 노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장 4 시간에 걸친 오페라 공연중 그 어느 가수도 내게 감동을 주지 못했는데, 방금 그가 부른 아주 짧은 노래가 나를 매료시켰다는게 참 아이러니하게 생각되었다. 나는 영감을 받기 위해 오페라를 보러 다니는데, 그 영감을 그에게서 찾을 수 있었다. 

오랜 머뭇거림 끝에 그는 원래 그가 있었던 곳으로 돌아가서 교회에 다니며 다시 노래하겠다고 유순하게 말했다. 우리가 자리를 뜰 때는, 그의 눈에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나는 그와 악수를 나누면서 그날 저녁 그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고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했다. 나는 그가 그의 뛰어난 재능을 꼭 사용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가져다 주길 소망했다. 

그와의 조우는 20 분을 넘기지 않는 짧은 만남이었지만, 절대로 잊을 수 었을 것 같다.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것만으로도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한 것처럼 보였다.   

어떤 상황에서 논리에 따라 그저 내게 편리함만을 추구하게 만드는 목소리 대신 본능에 따라 움직였을 때, 어떻게 마법이 일어나는지 끊임없이 경험하고 있다. 그냥 편리한 대로 불편한 상황을 외면했다면, 천사의 목소리를 가진 이 노숙자의 엄청난 재능을 엿볼 수 없었을 것이다.  

한 공연당 수천달러를 받는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 중 하나인 Joshia Bel 이 350 만 달러나 하는 그의 스트라디바리우스를 들고 D.C 지하철로 가서, 거리의 음악가 흉내를 낸적이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 사이에 있는 음악가가 천재 바이올리니스트임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종종 걸음을 치며 지나쳤다. 그가 거리에서의 연주를 통해 거둬들인 돈은 32 달러였다. 단지 어린아이들만이 그들의 엄마가 잡아 끌 때까지, 그의 연주를 고집스럽게 듣고 있었다.  


* 지하철역에서 연주하고 있는 Joshua Bel 의 동영상을 U Tube 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