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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rah’s Daily Bliss
기숙사의 학생식당 메뉴중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음식을 꼽으라면 그레이비 소스를 얹은 으깬 감자와 브로콜리였다. 여전히 으깬 감자요리보다는 구운 감자를 좋아하지만, 브로콜리에 대한 입장은 완전히 변했다. 그땐 철이 없었는지 몸에 좋은 이 식품을 왜 멀리했는가 후회가 될 지경이다. 특히 우리 복돼지를 생각하면 좀 더 일찍 이 식품을 가까이 하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쉽다. 수년전 큰수술을 하면서 의사선생님이 살을 빼야 된다고 노래를 부르실 때, 잔뜩 긴장한 농부가 비장하게 물었다: '이 아이에게 좋은 음식이 뭔가요?' 그때 우리 복돼지의 친절한 담당 선생님이 권해주신 식품이 바로 브로콜리이다. 그때까지도 식구들중에 브로콜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는지라 한두번 사다 스팀에 쪄서 먹을때 복돼지에게도 먹여보려고 하니 ..
유별난 관리 아저씨는 이리저리 떨어지는 단풍잎과 낙엽이 귀찮으신지 아예 나무를 뒤흔들고 계신다. 그냥 두어도 괜찮다고 말씀드리려다 입을 꼭 다문다. 추운날 매번 쓸어 내는 일이 번거로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의 맘이 다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생각과 뜻을 공유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또다른 행복의 요소라는데 새삼 고개를 끄덕인다. 어지간해선 봄날같은 마당에도 겨울의 냉함이 들어선 첫날이다. 며칠까지도 철모르게 피었던 마당의 진달래가 입을 꼭 다물었다. 많이 추운가 보다. 이런 계절엔 귀한 허브종들을 구하기가 힘들다. 모든 사람들이 봄에 기대하는 것을 농부는 찬바람 불고 추운 날에 웬지 더 필요하다는 느낌이다. 새로 만든 시스템에 여러 종의 허브를 시도하고 싶은데 쉽지 않다. 그래서 하루 팔을..
농부가 아는 사람중 하나는 매주 로또를 산다. 때론 주중에 사지 못할 경우에는 토요일 마감 시간전에 사기 위해 편의점을 향해 달린다. 처음엔 그런 모습이 낯설기만 하더니, 요즘엔 농부가 먼저 묻는다: "로또는?" 며칠전 농부는 생전 사보지도 않은 로또에 당첨된 기분이 들었다. 이른 아침 길을 가는데 눈이 확 커지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 정확한 용어가 떠오르지 않지만, 대충 설명하자면 길거리나 건물 앞에 식물을 잔뜩 심어 놓은 때론 축구공 모양의, 때론 반구 모양의 큰 화분에 식물을 갈아 치우는 작업이 한창이다. 만개한 진환 황금색의 금잔화(calendula)를 뽑아 버리고 농부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관상용 배추(농부가 붙인 이름으로 겨울철에 흔히 볼 수 있는 식물) 를 심고 있다. 사실 그 곳을 지날 ..
햇살 가득한 마당을 내다보며 오늘도 한낮이 되면 조금 덥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조금 가볍게 입고 집을 나서는데 "아차!" 싶다. 기온이 상당히 내려갔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정도인데 바람마저 세차다. 그래도 테라스를 옮겨가며 "바이 바이"를 해댄 별난 가족들과 또다시 유난을 떨기 뭣해서 그냥 꿋꿋하게 걸어 내려가는 발걸음이 몸시나 차다. 좀 엉뚱한 비약이겠지만 이래서 누군가를 보낼때나 맞을때,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적당히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언제든 아무일 없었다는 듯 '슥' 돌아 올 수 있는 조금의 여유를 남겨두는 게 지혜롭지 않은가 싶다. 남들이 일찍 깨닫는 삶의 지혜를 더디게 깨닫는 농부의 일상이지만 시간은 발걸음이 꼬일 정도로 급하게 달음질 한다. 여름날도 별나더니만,..
여름이 끝나가자 농부의 일상도 어느 정도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유난히 힘든 여름이었지만, 그렇다고 연례행사처럼 여름만 되면 찾아주는 지인들이 반갑지 않을리 없다. 오히려 외국에서 비싼 경비를 쓰면서까지 농부를 찾아주는 그들이 있어 고맙기까지 한 여름이다. 그들과 못다한 이야기를 매일 쏟아내다 보면 1 - 2 주는 그저 하루, 이틀 정도의 시간으로 인식되기까지 한다. 그렇게 행복한 농부의 여름은 지난주말 나의 천사표 친구를 공항에서 배웅하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는듯 하다. 출국전날 늦게까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이른 비행기 시간을 맞추려다 보니 겨우 두서너시간 잤나 싶다. 공항의 스타벅스에서 이른 브런치를 하고 보냈는데 농부는 좀체 공항을 떠날 수가 없다. 다시 스타벅스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이런저런 생각을..
물가에 무관심한 편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매번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도 아닌 농부이다. 그런데 요즘엔 그렇지가 못하다. 잰 걸음으로 다니다가 간신히 마트에 들러 이것저것 사려고 하는 날엔 어김없이 한숨이 나온다. 돈의 가치가 너무 없다는 생각밖엔 드는 것이 없다. 예전엔 그래도 만원짜리 한장이면 쓸모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 그 지폐는 그렇게 파워가 없다. 농부만의 생각일까? 가뜩이나 복잡한 농부의 머리를 드디어 한대 날리는 경제 뉴스가 떴다. 아메리카노 한잔, 그것도 가장 작은 사이즈가 3,800 원 하는 것도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데 '그동안의 물가 상승에도 억제했던 터라 본사와 가맹점의 부담이 너무 커서 차 종류를 제외한 모든 음료 가격을 5.9 퍼센트 인상한다"는 내용으로, 일명 투섬이라는 브랜드에..
그 어느 철보다 여름만 되면 농부의 집은 두부를 비롯한 콩제품이 상한가를 친다. 하루가 멀다하고 콩국수를 해먹고, 우유를 기피하는 울엄마의 단백질 보충을 위해 하루 두서너번은 두유를 드린다. 또 가끔은 생두부를 참기름 간장에 찍어 먹기도 한다. 참 신기한 것은 가뜩이나 편식이 심한 농부의 어린 시절, 기피 식품중 하나가 바로 그런 콩 식품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몇년간 콩 맛(?)에 눈을 뜬 농부는 콩 예찬론가가 다 되었다. 그래서인지 가끔 그와 관련된 기사들을 보면 대충이라도 읽고 넘어가는 편이다. 많은 분들이 이미 귀가 따갑도록 들었던 유방암관련 연구부터 유전자 변이 콩제품에 대한 우려섞인 보고서들에 이르기까지 희비를 오간다. 마트에서 두부를 골라 보신 분들이라면 또 남다른 느낌이 있으실 것이..
농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에게 있어 참 힘든 여름인듯 하다. 그래서인지 감기로 끙끙대면서도 참느라고 노력해보지만 역부족이다. 하루에도 열을 식히려 몇번씩 욕조에 들어가 보지만 그때 뿐이다.그래도 매일 나다니다 보니 이제는 아둔하다는 생각까지 드는 날이다. 매일 콩국수, 비빔국수, 백숙, 두부 샐러드를 오가는 메뉴에도 조금씩 입맛을 잃어 간다. 윤달이 든 올해, 폭염이 십수일동안 계속되는 와중에 울 엄마의 태어난 날이 들어 있다보니 더운 미역국도 한자리 오롯이 차지한다. 이런때일수록 잘먹고 잘 견뎌야 한다는 생각에 참신한 먹을거리를 찾아 나서는 농부이다. 어렵지 않게 떠오르는 것, 이제는 국내분들도 상당히 많이들 아시고 좋아하는 그리스의 대표적인 샐러드가 눈에 들어 온다. The Garden of Eati..
올 여름이 제일 더운 것 같아 주변 사람들에게 그렇지 않냐고 동의를 구한다. 농부를 잘 아는 지인의 적나라한 대답에 조금 무안해 지기도 한다: "언제나 여름만 되면 올 여름이 제일 덥지?" 라고 묻는단다... 뭐 그 말이 사실이겠지만, 그래도 농부는 올 여름이 제일 더운 것 같다. 폭염이 시작하던 즈음에 시작한 글을 드디어 오늘 올린다. 그래도 참 감사한 것이 집에서는 아직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고 선풍기만으로도 잘 견디고 있더는 사실이다. 농부보다도 더 더위에 취약한 울 엄마와 복돼지는 오히려 더 무던하게 지내고 있으니, 밖으로 나다니는 사람들의 실상이 그리 이해되지 않는 눈치이기도 하다. 요즘엔 집주변의 공사장만 봐도 맘이 아리다. 한낮, 그것도 그늘하나 없는 곳에서 작업하시는 분들, 서늘한 그늘을 찾..
깜짝 놀랄 일의 발표를 조금 앞두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 언제나 그렇듯 그런 때일수록 주변은 언제나 순풍만 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시간들이다. 순풍이 아니더라도 그저 평상시 같기만 해도 좋으련만 중요한 때일수록 온갖 일들이 벌어지니 그것이 삶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런지 싶다. 제초제 사건이후 정원에서는 오뉴월 때약볕에 땀흘리며 심고 혹여 마를까 수시때때로 물을 먹여 키운 곱디고은 민트를 황당한 구멍만 남기고 자취를 감추게 하는 일이 벌어져 우리를 경악하게 만든다. 생각같아서는 CCTV 를 판독하고 싶지만 가뜩이나 움추러져 방어적이 된 경비분들을 더 이상 힘들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그 흔적을 사진으로만 남긴다. 그래도 그렇게 휑한 민트 자리만큼이나 농부의 마음에도 흉흉하게 상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