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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Herbs & Recipes (156)
Sarah’s Daily Bliss
의미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약 2달에 걸쳐 노동을 해대면서, 가끔은 평범한 일상이 그리워 지곤 했다. 아직도 여러가지 준비에 시간이 부족하지만 일상으로의 복귀가 나를 미소짓게 한다. 집에서 수확한 민트는 아니지만, 수경원예 사장님의 통큰 손으로 보내주신 민트를 씻어 말리니 그 양이 상당하다. 평상시 같으면 농부가 일일이 다듬고 세척했을 테지만 코피터지는 농부가 불쌍해 보였는지, 아님 소일거리가 없으면 참을 수 없는 울 엄마의 성격탓인지, 이도저도 아님 하루 빨리 민트 요거트가 드시고 싶으셨던지 햇볕 잘드는 거실에 한껏 어질러 놓고 이틀 동안 만지작 거리셨다. 덕분에 농부는 식탁 주변을 지나다닐 때마다 한번씩 뒤집어 주는 일이 고작이다. 그러면서 한껏 부자가 된 듯한 기분을 만끽한다. 바짝 ..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뭔가를 만들어 쓸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며칠전 핸드메이드 크림을 다 쓴 후 엄마 방에 가서 조금 얻어다 쓰고 있었다. 주기 아까우신지 언제 만들거냐고 자꾸 물으시는 표정이 예사롭지 않다. 그래도 듬쁙 덜어와 썼는데 어제 저녁에 그나마도 동이 났다. 화장대 서랍장에는 친구가 보낸 오일과 대용량으로 산 유기농 캐리어 오일들이 차곡차곡 들어 차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공사부터 끝내고, 그 다음부터는 여유를 가지고 각종 캐리어 오일, 에센셜 오일, 허브 등을 조합하여 농부표 화장품을 만들 생각이었는데 한계에 부딪히고 말았다. 새삼 화장품을 사러 나갈 시간도 없거니와 이제는 시중 화장품들의 향과 질감을 견딜 재간이 없다. 샤워 후 꼼지락 대는 시간을 줄이고 기존의 레서피를 사용하여..
한달 넘게 잘 견딘다 싶던 몸이 며칠전 부터 경고를 계속 해댔는데도 버텼더니 금요일 저녁에는 통제불능이 되고 말았다. 모두 힘들텐데도 내색하지 않고 즐겁게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하루도 거르지않고 그들과 함게 호흡하고 싶었는데 부끄러운 농부의 체력이 들통나고 말았다. 매일 두끼를 밖에서 먹자니 짧은 입은 더 짧아지고 온갖 먼지 속에서 하루를 보내다 보니 눈코입 모두 총체적인 부실을 가져 온다. 신선한 샐러드가 그리워 가까운 피자헛의 샐러드 바를 이용해 보지만 성에 차지도 않는다. 동료들에게 미안하여 점심때 억지로 밖으로 보내고 빵으로 끼니를 때우고, 저녁엔 치킨집을 비롯한 각종 음식을 섭렵하다 보니 영양도 부실해졌다. 혀의 감각이 없어 지더니 급기야는 고열과 더불어 몸을 뒤척이지도 못하는 저녁을 보내고 ..
11월의 첫날이라고 눈을 부릅뜨고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시간은 새 날로 흘러 든다. 정말 몸만 고생시킨 10월이었다. 이제 한 두주만 더 몸을 혹사시키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멋진 공간이 만들어 질 듯하다. 그동안 여러 사람이 온갖 아이디어를 내고 수작업(?) 으로 해 오던 정말 다양한 일들이 끝나가고 색을 입힐 순서다. 어찌 보면 가장 어려운 작업이 될 것도 같다. 준비하는 처음 순간부터 색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느데, 그동안 몇번의 변심들을 통해 최종적으로 결심을 굳혔지만 불안한 면이 없지는 않다. 한 공간에 자연을 오롯이 들어 앉혀 보겠다는 욕심이 과한 결과로 나타나지 않길 바라고, 또 바란다. 먼지투성이의 현장에서 그저 마셔댄 것은 커피였다. 마침 1층에 파리 바게뜨가 있어, 하..
마치 올 가을 농부의 글 주제는 노동과 호박에 관한 것처럼 보인다. 53평이나 되는 작지 않은 공간을 손수 꾸미다 보니 엄청난 시간과 노동을 필요로 한다. 그런대도 매일 아침 지친 몸을 일으켜 나갈 수 있는 것은 매일 조금씩 달라져 가는 공간의 매력인 듯하다. 지난 주말에는 윈도우팜이 설치될 창가에 멋진 조명 작업을 하였다. 무려 14 개에 이르는 큰 창에 LED 전구를 사용했더니 그 비용이 상당하다. 그렇지만 우리는 모두 그 고단함과 큰 비용도 잊은 채 환호성을 지른다. 우리가 생각한 그림대로 진행되고 있음에 대한 보답이었다. 다음달 중순에 많은 분들을 모시고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야호호호... 암튼 공사땜에 절절 매는 농부를 보고 불쌍했던지 오늘은 울엄마가 식료품 창고에 고이 얹어져 있던 늙은 ..
지난 주말의 굳은 결심에도 불구하고 늙은 호박은 식품 저장 선반에 고이 앉아 있다. 어제 오후 외출 후 돌아 오는 길에 뜻하지 않은 대박(?)을 발견하여 밤 늦게까지 노동을 하다 보니 호박으로 뭔가를 만들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우리들의 공간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자 마음 한켠에서는 들여 놓아야 할 집기 걱정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우스개 소리로 어디 문닫는 카페가 있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텐데라고 이야기를 서로 나눈 적이 있는데 정말 그런 일이 일어 났다! 지난 토요일 오후 산책길에 우연히 문을 닫은 유명 카페를 지나쳤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어제 들렸더니 그곳을 인수한 새로운 유명 브랜드의 담당자가 흔쾌히 많은 도움을 준다. 그래서 부랴부랴 사람들과 차를 불러 옮겨 실었다. 물론 그 와중에 힘이..
아침에 비몽사몽 나가서 저녁 늦게야 돌아 오는 농부를 기다리는 울엄마를 위해 며칠전 마트에서 커다란 늙은 호박을 사다 드렸다. 그런데 웬일인지 시큰둥 하시다. 미안한 마음에 '엄마 좋아하는 호박죽 써 드시라'는 말에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호박죽이 싫다신다. 그렇다고 이 무식한 농부가 늙은 호박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전무하다... 딱 하나 남은 호박을 끙끙대며 가져 왔는데 참 난감하다. 다시 물릴까 하다가 그냥 선반에 올려 두었다. 마침 살림에 관한한 재주꾼인 Melissa Breyer 가 다양한 호박 사용법을 알려 준다. 내일은 부지런을 떨며 몇가지를 시도해 보아야 겠다. 오늘은 대략 사용법에 대한 내용을 올리고 한가지씩 그 레서피를 옮겨 볼 생각이다. 제법 그럴 듯하게 만들어지면 공사 현장에..
농부는 어릴적에 가을만 되면 호박죽을 끓여서 싫다는데도 억지로 먹이려고 애쓰는 엄마가 은근히 싫었다. 원래 달짝지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다, 뭔가 익숙치 않은 맛에 가을이면 은근히 걱정이 되곤 했다. 그렇지만 의지의 한국인 어머니인 울 엄마는 가을마다 연례행사로 늙은 호박을 탐내셨다. 그런데 그렇게 맛없는 것으로만 알았던 농부에게 호박의 진가를 알게 해준 두 가지가 있는데, 바로 호박 파이와 호박 우유(?) 이다. 호박 파이는 추수감사절에 미국 가정에서 칠면조와 함께 꼭 준비하는 음식중 하나인데, 소박한 농가에서 만든 그 맛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농부가 간단하게 이름붙인 호박 우유는 지금도 입맛이 없거나 시간이 없어 간단히 요기를 떼울 때 매우 좋은 실한 음식이다. 간단하게 소개하자면, 시중에..
처음 만들었던 스킨 케어 제품은 원래 바디 로션을 만드는 레서피를 사용했다. 그런데 몇 안되는 지인들에게 드리면서 바디 로션이니 어떻게 사용하라고 그렇게 강조를 했는데, 결국은 거의 모두가 얼굴에 까지 바르고 있다. 특히 나의 천사표 친구는 며칠전 메일을 통해 보고서(?) 를 작성해 보냈다. 써보고 장단점을 분석해 보내랬더니, 여전히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듯 재미있는 일들을 적어 보냈다. 대표적인 3가지 예를 들자면, 지나가던 연세 많으신 할머니께서 자신의 얼굴을 유심히 들여다 보시더니 '너무 곱고 빛나는 피부를 가졌다'라고 칭찬하셨다는 내용, 보수적이고 취향이 까다로운 외교관 부인과 점심을 했는데 '한국에서 얼굴에 트리트먼트를 많이 하고 온 것 아니냐?' 는 뜬금 없는 질문,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용..
내 부지런한 친구는 주말에 오일 쇼핑을 나가서 많이도 샀다고 메일을 보내왔다. 그중에는 sweet almond oil 부터 macadamia nut oil 등의 캐리어 오일과 tea tree oil 과 같은 에센셜 오일도 들어 있다. 농부가 조금만 부지런하여도 온라인 검색을 해서 한국에서 구입해도 되겠지만, 지난번 왔을때 같이 백화점을 둘러 보곤 친구가 사서 보내겠다고 공언을 하고 돌아간 결과이다. 이곳보다 가격도 아주 합리적인것 같다. 솔직히 미안한 맘도 들지만, 비행기타고 농부에게로 올 그 아이들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특히 티트리 오일은 이전부터 그 용도에 대한 좋은 글을 많이 읽어서 목이 빠진다. 그 연한 황금색의 오일이 가진 마법같은 효능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연모해마지 않는 대단한 존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