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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Herbs & Recipes (156)
Sarah’s Daily Bliss
농부는 유난히 버섯요리를 좋아한다. 버섯 수프, 버섯 된장찌개, 버섯 볶음, 송이 안심스테이크, 그리고 버섯 전골에 이르기까지 그 부드러우면서도 향긋한 풍미에 '맛있다' 라는 말을 남발한다. 그런데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치곤 일상에서 자주 해먹는 것도 아닌것 같다. 그래도 마트에서 빼놓지 않고 장바구니에 담는 식자재중 하나이다. 때론 시기를 놓쳐 음식 쓰레기통으로 보낼땐 맘이 쓰라리다 못해 죄책감이 들 정도이다. 지난해에는 음식이 아닌 친환경 재료로서 농부의 관심을 끄는 버섯, 정확히 말해 균류에 열광했다. 물론 아직도 진행중인 이야기다. 버섯은 단순히 입에 맞아 좋아하는 수준이었는데, 조금씩 알아 갈수록 엄청난 매력의 소유자이다. 마침 20년 이상 정골의학의로 명성을 떨치다가 자연과 현대의학을 접목시키는..
요리에 젬병인 농부가 그래도 솜씨를 인정받는 것중 하나가 죽이다. 한창 병원을 들락거리시던 울 엄마덕에 죽쓰던(?) 경험이 안겨준 결과이다. 지금도 가끔 입맛이 없어 보이시면 죽을 준비해 드리는데, 그때마다 돌아오는 멘트는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데, 오래 살고 볼일이다" 이다. 듣기 나름이지만 무려 2시간 넘게 불앞을 지키며 노력한 대가치고는 조금 아리송한 표현이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해석하려고 노력하는 농부이다. 농부는 죽도 좋아하지만, 수프도 정말 좋아하는 음식중 하나이다. 어떤 곳에서는 요리사가 무안해 할 정도로 입에 맛는 수프가 나오면 그것만 많이 먹기도 한다. 그렇게 좋아하는 것과 잘 만드는 것은 별개임을 익히 알고 있다. 물론 음식솜씨가 딸리는 것이 주된 이유겠지만, 레서피를 보면 ..
단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지라 농부는 초콜릿에 그리 열광하는 편은 아니다. 그렇지만 바쁜 일정에 급하게 허기를 면하게 해 주는데는 초콜릿이 그만인지라 가끔씩 비상용 초콜릿을 가방에 넣어 다닌 적이 있다. 또한 일때문에 수시로 나다닐때, 바쁜 일정과 짐때문에 작은 선물하나도 챙기지 못할 경우에는 공항에서 여러 초콜릿을 골라 담아 온다. 정성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작은 마음이나마 표현하게 해 줄 수 있어 늘 고마운 초콜릿들이다. 가끔씩 정말 맛있는 초콜릿을 맛볼때는 입안에서 바로 녹아 없어지는 것이 아쉽기만 할 때도 있다. 이제 또 며칠 후면, 온나라가 초콜릿 광품에 휘말리게 되는 발렌타인 데이이다. 각 사람마다 이를 대하는 자세가 다르고 준비하는 내용도 다르겠지만,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가 행복하다면..
농부는 아무리 추운 겨울이더라도 무던히 견디지, 봄을 목빠지게 기다리는 사람은 아니었다. 들쑥날쑥한 봄날씨보다는 차라리 추운 날씨가 웬지 큰 동요없이 안정적으로 느껴진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올해는 봄소식에 목이 더 길어진다. 바로 마당때문이다. 그리 넓지는 않지만 화분이 아닌 마당에 키큰 허브부터 덩굴 식물, 작은 아이들까지 무성하게 키워보고 싶은 마음에 조바심이 날 정도이다. 비록 길고 좁기만한 뒤뜰에는 민들레를 죽 심을 계획도 세워 놓았다. 또한 너른 테라스 밑으로 작은 화분에 허브를 다양하게 키워 주변과도 편하게 나누고 싶다. 그래서 어제 마트에서 피트모스 15 L 짜리도 사들고 왔다. 그렇게 조바심 내는 농부에게 마치 '진정하라'는 것처럼 오늘 촉촉히 비가 내린다. 꼭 비때문이 아니더라도, ..
맛이 있든 없든 울엄마가 주방을 차고 계실땐 자주 두부를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은 조금 뜸해 진 것 같다. 된장에서 부터 조림에 이르기까지 참 다양한 요리에 사용되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속으로는 그런 요리를 좋아하시는 울 엄마는 건강체질일 수 밖에 없다고 속으로 웃었던 적도 많다. 비록 잘해 먹지는 않지만 그래도 장을 볼 땐 두번에 한번씩은 슬그머니 두부를 카트에 넣는다. 그렇게 지난번 장볼때 사서 냉장고에 들어 있는 부두가 두모나 있다. 내심 잘 익은 김장김치와 함께 저 두부를 사용하여 누군가(?) 우리집 별미인 김치 만두나 김치 전을 해주길 바라고 있는데, 이번엔 어찌 요원해 보인다. 이러다 귀한 음식 버릴 수도 있겠다 싶어 조금 걱정도 되고, 뭔가 색다른 맛있는 것도 먹고 싶은 생각이 들던 ..
지난 해 12월, 어떤 행사에서 소위 우리가 chapstick 이라고 부르는 오리지널 브랜드의 제품을 10개 넘게 받았다. 그리고 또 그동안 서랍에 들어 있던 뉴트로지나 립 밤과 키엘 등 다른 제품들도 눈앞에서 돌아 다닌다. 예전같으면 웬거냐 싶어 하하호호 즐거워 할 농부였다. 표피 관련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관리가 힘든 사람인데, 그중에서도 입술은 딱 한여름만 빼곤 수시로 립 케어 제품을 바르고 살아야 될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 겨울은 좀 예외이다. 직접 만든 로션을 얼굴에 한번 슥 바르면 웬만한 경우를 제외하곤 입술이 트거나 갈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외출시에는 꼭 하나쯤 챙겨 나가는데, 거의 사용하지 않는 날이 더 많아 내심 놀라고도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즐겨 사용하는 각종 개인..
그동안 식욕이 없다는 진도가 은근히 걱정이었지만, 휴일동안 딱히 그 아이를 볼 기회가 없었다. 누군가 '진도가 왔다' 라는 말에 하던 일을 그대로 두고 뛰어 나갔더니 그 아이가 마당을 성큼성큼 걸어다니고 있었다. 어찌 반가운지 따라 다니며 말을 붙여 본다. 지난주에 봤을때 보다 조금은 원기를 회복한 듯도 하다. 그렇게 우리 마당에서 그녀석을 졸졸 따라다니는데, 진도 엄마가 넘어 오신다. 반갑다. 우리는 언제나 처럼 또 한참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진도는 어제 병원에 가서 검사하고 링거 맞느라 거액을 탕진(?) 했단다. 링거 탓인지 아이는 괜찮아 보이는데, 설 전에 도착한 이삿짐 정리가 만만찮은지 얼굴이 핼쓱해지셨다. 그런데도 잠시 기다리라고 하시더니 직접 만드신 치즈 무스 케잌을 들고 나오신다. 그 또한..
농부는 각종 허브의 즐거움에 푹 빠져 있으면서, 가끔 우리 복돼지를 위한 허브에 대해서도 공부를 좀 해야지 하고 있었다. 2008년과 2009년에 연달아 큰 수술을 두번했지만 연세(?)에 비해 건강한 편이다. 단지 할머니를 닮아 혈압이 높아서, 할머니와 함께 나란히 혈압약을 복용하는 녀석을 보면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참 묘하다. 이런 녀석들과 함께 생활하는 분들이라면 익히 알고 계시겠지만, 이 아이들의 병원비는 상상을 초월한다. 의료보험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소위 부르는게 값이다. 예를 들면, 울 엄마의 두달치 혈압약값은 약 12,000 원 정도인데 이녀석의 경우엔 4배가 넘는 50,000 원 이었다가 몇달전부터 파격적으로 25,000원이 되었다. 물론 그렇게 내릴 수 있다는 게 오히려 또 이상하게..
고만고만한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오다 보면 계산대 옆에 사탕 바구니가 놓여 있는 곳이 많은데, 대부분의 경우 소위 박하 사탕이라는 놈들이 들어 있다. 그렇게 박하 사탕에는 익숙한데 정작 민트에 들어 있는 주요 활성 성분이 멘톨, 즉 박하뇌라는 것에는 생소하게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 듯 하다. 또한 미국의 유명한 츄잉껌으로 한국에 들어와서 매우 유명한 CF 노래를 남긴, 그리고 아직도 세가지 색으로 각종 껌 판매대에서 팔리고 있는 껌의 내용도 민트에 관한 것이다. 무심결에 사탕을 먹고 껌을 씹었겠지만, 아래 글을 읽어 보면 절로 머리를 끄덕이게 만드는 지혜이다. 물론 박하 사탕과 껌이 천연이 아닌 인공향과 맛이라면 조금 걱정이긴 하지만 말이다. 농부가 윈도우팜을 소개할때 가장 먼저 키워 보라고 권하는 허브가..
조용히 있다가 지난 금요일부터 수선스러워지기 시작했다. 혹 연세드신 울 엄마가 섭섭해하실까봐 금요일에 미뤄두었던 시장을 보러 나섰다. 가물기만 하던 날씨가 지난주에는 사흘간 연달아 궂기만 했다. 그래도 언제 장보나 연신 농부를 떠보시는 성화에 사람들 틈을 뚫고 이것저것 담는다. 한창을 카트를 밀고 다니는데 전화가 울린다. 언제나 무슨 이름붙은날, 때론 그런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농부의 어머니를 챙기시는 그분이시다. 예전에는 집으로 택배를 보내시려고 주소를 물으시면 거절하다 못해 어정쩡하게 '저도 보낼테니 그럼 주소 알려 주세요'로 응대하다 무승부로 끝나곤 했다. 마침 제주도를 다녀 오신 걸로 알고 있어서 뵙고 싶기도 하던 중이었는데 만나자고 하신다. 명절전이라 '혹시' 하면서도, 민트 갈은 것도 드릴겸 ..